목련상가 지하 3평짜리 가게가 단골 분식집이었는데요
엄마 분식이란 이름에 딱 맞게 손맛 끝내주는 주인은
김밥 한 줄 사 먹어도 비빔밥 사 먹듯이 공평하게
밑반찬에 뜨끈한 배춧국까지 덤으로 주곤 했지요.
어느 날 그래도 남는 게 있냐 물었더니
너무 불쌍해 보여서 그랬다는 겁니다.
밥도 못 먹고 헐레벌떡 다니는 꼴이
늘 허겁지겁 김밥 한 줄로 때우는 꼴이
영 인생 통째로 손해보고 살아온 꼴이라
팍 에누리 한번 인심 썼다는데요.
김밥도 500원을 깎아주었다고 측은해했지요.
제비새끼같던 자식들 다 커서 이제는 쫌 살만하다 하니
엄마 분식도 이리저리 꼬인 인생을 김밥처럼 돌돌 말면서
자식 다 가르치고 시집 장가까지 보냈다고 통성명했는데요.
갑자기 3평이 3000평짜리 꽃밭으로 변해
흰 목련꽃이 일시에 함박 피어나는 것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