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말게나, 4월에는
어디서 사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다만 무엇을 생각했는지만 물어봐 다오.
꽃들을 떨게 만드는 바람앞에서
오래전 내 친구는 춥지 않은지
삶에 안녕을 고한 벗들은
아직 내 시간 안에 남아있는지
한갖 부질 없는 안부가 문득 떠오르면
한때는 찬란했던 그 모든 것도
속절없이 잡은 손을 놓았고
빈 꿈에라도 오지 않는 일이 잦다고
기억하는 일은 다만 그뿐.
묻지 말게나, 꽃이 보낸 소식도
내일이 어떻게 흘러갈 지는 신도 모를 일
다만 오늘은 담담히 하루를 견디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