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기 힘든 아픈 시간들에

- 낙엽들은 깊이 묻힌 뿌리를 덮어준다

by 이지현


슬픔이 출렁이는 가을입니다.

삶이 힘들어서 세상을 버리는 시간에 그들은 마지막으로 얼마나 강렬한 눈빛으로 보았을까요.


가을은 특히 우울함을 견디기 힘든 계절입니다.

떨어지는 낙엽, 발아래 바스락거리며 산산이 흩어지는 가랑잎, 스산한 바람.


어느 날 내 가장 친한 벗도 그렇게 떠났습니다.

사라진다는 말도 없이 떠났습니다.


아직도 나는 그 아픈 시간에서 쉽게 떠나지 못하고 문득 뒤를 돌아봅니다.

아직 누군가 부를 것만 같아서, 그리고 웃을 것만 같아서.


이길 수 없이 아픈 시간들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니, 누군가 살아가려고 몸부림친 이야기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삶을 가장 강렬하게 바라본 시선 하나를 붙잡아보려고 합니다.

용기 내서 걸어가노라면 희망이 와서 어느 날 위로해줄지 모릅니다.


낙엽들은 지는 것이 아니라, 저 밑바닥까지 닿아있는 뿌리를 잘 덮어주기 위해서 내려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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