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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이 Jan 30. 2023

내가 주인인 삶이 간절해서

미라클모닝을 제대로 시작하다 

두려운 '진짜' 나와의 직면 

회사를 다니면서 스스로가 좀비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데이식스의 Zombie라는 노래를 들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내 얘기인가' 싶었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속 주인공 염미정이 나 같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손석구가 멋있어서 드라마를 보는 게 아니었다.  


그래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주말에 친구들도 열심히 만났고,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에 하나도 제약을 두지 않았다. 행복해 보이는 내 모습을 전시하는 인스타그램도 열심히 했었다.

   

그때 그 상황 속에서 멀리 떨어진 지금,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충분히 거리를 두고 나서야 그때의 나 자신이 보인다. 늘 긴장해 있고, 불안해하고, 날이 서있던 그때의 나. 


어쩌면 사회초년생이 흔히 느끼는 감정일지도 모르고, 내 성격이 예민하고 남을 많이 신경써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스스로에 대한 업무 욕심과 기준치가 높아서 일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그때의 나 자신은 살면서 처음 마주하는 나의 진짜 얼굴 같은 느낌이라 한동안은 그저 회피하기만 했다. 




미라클모닝을 다짐하다 

그렇게 일상을 지내다가 우연히 인생책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손웅정의『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라는 책이다. 드라마틱했던 22년 월드컵과 손흥민 선수의 활약을 보고 읽게 된 책이었다. 성장가치를 중요시하는 내가 어떤 방향성과 가치관으로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인생을 대하는 소중한 태도를 총망라해 놓은 가이드라인 같아서, 페이지마다 하이라이트를 했다.


단지 배운 것뿐만 아니라, 간절하고 어려운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큰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인간이란 존재는 저 정도의 시련도 버텨낼 수 있구나. 나도 저렇게 담박한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품고, 그것에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아가는 눈빛이 반짝반짝한 사람'

아래는 내가 하이라이팅 했던 문구의 일부이다. 

(페이지 번호는 밀리의 서재 기준이다)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다음이 존재한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삶."

-p.28 


"내 삶의 기준과 가치관을 제대로 세워놓아야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

- p.83 


누군가에겐 뻔한 문구일 수도 있지만, 365일 1분 1초를 헛되이 살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손웅정을 보면서, 그리고 한 번이라도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보고 싶다는 나의 간절함이 더해져 작심삼일로 실패하기만 했던 미라클모닝을 다시 꺼내보았다. 미라클 모닝은 개뿔 매일같이 굿모닝도 어려웠던 나였던 만큼, '나 자신'은 없는 매일의 루틴에 이끌려 살아간 시간들이 너무나도 끔찍했던 만큼, 이번엔 간절함이 남달랐다. 



왜 하필 미라클모닝인가 

내가 주인인 삶이 간절한 나는 왜 미라클모닝을 찾았을까.

그걸 말하려면 나는 미라클모닝을 어떻게 알게 되었고, 내게 미라클모닝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떻게 내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 같다. 


1. 미라클 모닝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나는 수백 개의 가치 중에서 '성장'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만큼, 어릴 적부터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이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래 유튜브를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uWIf_lNNlsc 

나는 최근까지도 자기 계발을 공부로 실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내게 '자기 계발=공부' 였다고 봐도 되겠다. 대학생 땐 학점을 챙기고, 자격증을 따고, 원하는 직무를 경험하기 위해 여러 대외활동으로 자기계발하고, 직장인이 되어서는 회사에서 따라고 권하는 자격증 도장 깨기를 해나갔다. 


문제는 직장인은 공부할 시간이 퇴근 후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퇴근 후 매일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집에 와서도 일하다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거나 파트너사와의 회의록을 정리해야 할 때도 있었고, 일주일에 최소 2번은 회식이 있었으며, 어떤 날은 회사에서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저녁 8시만 되어도 몸이 녹초가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자기 계발도 못하고 건강도 악화될 것 같았다. 그때 내 인생에 필요하다고 느낀 게 미라클 모닝이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아침 시간을 활용해 자기 계발 및 운동을 하는 것이다. 


내게 미라클모닝의 첫인상은 취업 전 우연히 발견해 구독하게 된 '김유진 미국변호사' 유튜브 영상이었다. 최근에는 유퀴즈에 나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 같다. (인터뷰 아래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7YpClnuceZo

지금은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일찍 일어나 생산적인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당시엔 미라클모닝=갓생러, 부자나 CEO가 보내는 아침 정도로 인식했다. 유튜브에 꽂혀『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책도 나오자마자 구매해 바로 읽었지만, 꾸준히 실행하기엔 내적 동기부여가 충분치 않았다. 


자기 계발 자체가 목적이 되면 쉽게 동기를 잃게 된다. 예를 들어 회계관리사 1급 자격증이 따는 게 목표라면, 왜 따고 싶은지 그 이면의 마음까지 알아야 한다. 나의 경우, 회사가 신입사원들 대상으로 해당 자격증을 따도록 권고해서 공부했다. 그렇다면 그저 권고일 뿐 사실 안 따도 되는 자격증인데 왜 자투리시간까지 내며 공부했냐, 난 남들한테 잘 보이고 싶었다. 상사한테 예쁨 받고 싶었고, 그렇게 내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했다.


여기서 문제가 보이는가? 그렇다, '내'가 없다. 이게 그렇게 큰 문제가 될 줄 몰랐다. 열심히 살아도 그 길에 나만의 커리어에 대한 가치관과 기준이 없으면 힘들 때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고,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나를 나답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올바른 선택지를 고르기가 어려워진다.   


운동에도 기본기가 있어야 추후 실력이 복리성장할 수 있듯이, 나만의 인생에도 누구도 깨뜨릴 수 없는 튼튼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그 기반을 바탕으로 선택을 해나가고, 방향성을 잡고, 그에 걸맞은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성장하는 삶,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2. 내가 하는 미라클 모닝과 그 의미   

이런 깨달음을 갖고 하게 된 미라클 모닝이다. 

사실 미라클모닝은 사람마다 루틴도, 의미도 다르다. 정답이 없다. 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해보다가 본인의 목적에 맞게 구성하면 된다. 나의 미라클 모닝은 '독서-운동-확언-일기'로 이루어져 있다.(약 2시간 소요) 


0) 새벽기상 

물론, 1번째 독서에 앞서 0번째는 새벽 기상이다. 늦게 일어나서 생활해도 상관없는 프리랜서면 언제 일어나든 상관없겠으나, 나의 경우 새벽기상이 전제가 되어야 직장을 다니면서도 미라클 모닝을 할 수 있다. 

새벽기상해 미라클 모닝을 한다고 삶의 주인이 되는 건 당연히 아니지만, 삶의 주도권을 잡고 살아가는데 큰 도움을 준다.  

 

새벽이 아니라 오전 몇 시라도 좋으니,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일어나 본인만의 루틴을 한다면 그게 바로 미라클 모닝이라고 생각한다. 


1) 독서

독서는 손웅정의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를 읽으며 그 필요성을 실감했다. 원래의 나는 늘 나의 불안정한 감정을 어딘가에 기대려고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종교를 찾기도 하고, 명상요가학원에 다니며 좋은 말들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독서가 만병통치약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웅정은 힘들고 막히는 일에 대한 답을, 힘든 상황에서 위로를, 필요한 지식을 모두 책에서 찾는다고 했다. 독서가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시간이 없다며 재미없다며 외면하던 나였다.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맞지 않다고 치부해 버리기엔 독서는 너무나 검증된 자기 탐구/자기 계발 도구였다. 그래서 미라클모닝에 독서를 포함시키게 되었다. 


2) 운동

운동은 대학생 때부터 홈트로 주기적으로 해왔던 터라 무조건 포함시켰다. 운동의 긍정적 효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우울증 예방, 노화 예방, 체력/면역력 증진, 다이어트 등등.. 그리고 4년 넘게 주 2~3회 이상 운동해 온 나로서는 그 효과를 몸소 느껴봤기에,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홈트 러버로서 유투버를 추천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모두 최소 2년은 함께한 나의 운동 친구들이다! 

- 요가: 에일린요가, 요가소년

- 근력운동/유산소운동: 힙으뜸, 땅끄부부, 빅씨스


운동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그러면 조금, 10분 그것도 싫으면 5분 하면 된다. 하기 싫어도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 한 자신을 칭찬하면 된다. 그럴 수 있다. 이런 마음으로 운동을 대하니 꾸준히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것 같다. 


3) 확언

확언은 자신감을 기르고 싶어 시작했다. 사실 확언이 제일 어렵다. 그날 하루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확언 노트에 적고, 몇 번 입으로 소리 내어 말해본다. 예를 들어, '나는 매사에 감사해할 줄 아는 사람이다.'가 그날의 확언이라면 하루를 살아가며 계속 무의식 중에 감사할 것을 찾게 된다. 보통 2 문장 이상 정하면 바쁜 하루동안 분명 잊어버리기에, 무조건 1 문장으로 한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나는 N 년 안에 얼마를 벌 것이다.'로 확언 노트를 쓰는 이유가 무의식에 있는 '나는 할 수 없어'라는 방어기제에 맞서 무의식에서 가능하단 사실을 계속 주입시키고, 부자가 되기 위해 걸맞은 행동과 선택들을 해나가며 결과적으로 확언으로 새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함이다. 


4) 일기 

나는 일기에서만큼은 프로 작심삼일러이기 때문에, 일기에 부담을 느끼지 않기로 했다. 2~4줄 정도만 쓴다. 정말 아무 내용이나 상관없다! 대신 쓸 내용이 도저히 생각 안 날 때가 있다. 그때는 감사일기를 쓴다.

사실 감사해야 할 건 생각이 많이 안나도 누구든 쓸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오늘 하루 무사히 일어나서 숨 쉬는 것도, 일기를 쓰려고 앉아있는 의지도, 아침에 일찍 눈이 떠진 것도 모두 감사할 것들이다. 


3. 미라클 모닝의 나비효과

아직 미라클모닝 실천 중에 있지만, 긍정적 영향이 너무나도 많다. 미라클 모닝의 가장 큰 장점은, 앞서 말한 대로 내가 주도권을 잡고 하루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아침에 알차게 보낸 2시간 때문에 나머지 하루도 비교적 알차게 살게 된다. 


단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행위뿐만 아니라, 마인드셋도 달라진다. 보통의 아침이 아니라, 자신을 가다듬고 도파민이 분비되는 운동까지 한 아침이다. 마인드셋이 보다 긍정적으로 바뀌게 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에게 긍정의 힘을 불어넣어 하루의 시작이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치게 된다.


또한, 아침에 보낸 시간들은 본업 이외의 취미를 만들어주거나, 신선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게 해 준다. 나는 부캐의 시대에 취미도, 부캐도 없는 사람이었지만, 미라클모닝을 365일 실천하기 위해 장치를 설정하며 취미가 생겼다.


포기하지 않고 매일 미라클모닝을 실천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을 별도로 만들었는데, 미라클모닝/자기 계발을 실천하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네트워크가 생성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새벽기상인증 피드를 보며 사그라들어가는 의지를 불태우기도 하고, 책을 추천해 주는 분들 덕분에 여러 책을 읽어보다가 최근 인생책을 만나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을 북돋고 다른 사람들도 나를 북돋아주며 주고받는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크다. 


아래는 나의 미라클모닝일지 계정이다. 

https://www.instagram.com/mymiracle.morning/


계정을 운영하고 새벽에 책을 읽으면서 여러 아이디어도 중간중간 샘솟았다. 예를 들어 미라클모닝 SNS 계정을 보다 의미 있게 운영하기 위해 포스팅 형태에 변주를 줘보기도 하고, 책을 읽으면서 해볼 법한 부업이나 사업아이템도 생각나 적어두었다. 


과연 내가 미라클모닝을 시도하지 않았다면 단 하나라도 일어날 일들이었을까? 나는 미라클모닝이 내 인생을 바꾸어 주었고, 그 자체로 힘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




미라클모닝이라는 하나의 주제가 나한테 이렇게 길고 긴 이야기가 될 줄 몰랐다. 인스타 계정에서도 볼 수 있겠지만, 내 미라클 모닝도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내 인(스타) 친(구) 중에서는 3시 반정도에 일어나 미라클모닝을 30년째 하고 계신 분도 계셨다. 그래도 애쓰고 노력해보려고 한다. 그게 내가 지향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방황일지에 미라클모닝이 2번째 이야기로 들어가게 되어 기쁘다. 수많은 방황의 길중에서 그래도 내가 행복할 수 있고 건강한 방법으로 방황의 숲을 헤쳐나가는 기분이랄까. 


아무래도 다음 이야기는 독일 한 달 살기 출국 전날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 나의 심정'을 얘기하는 브런치가 될 것 같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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