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서 충분하다. 고양이에게 배운 삶의 리듬

일상에 스며든 음악 2 : 선우 정아의 '고양이'와 함께 나의 자연스러움

by 글다뮤

나는 나로서 충분하다 — 고양이에게서 배운 삶의 리듬


오운리 북스테이에서 잠시 머무르고 있다. 이른 아침 인근 동네 산책을 하는 중에 두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이 나를 향해 서슴없이 다가왔다. 가르릉 가르릉 골골송을 부르며 몸을 내게 부비댔다. 이런 고양이들은 처음이다. 내가 부르지 않았지만 이 두녀석은 자연스럽게 내게 그냥 다가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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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치명적(?)인 고양이들을 한참 바라보게 된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그저 내게 왔듯 나또한 자연스럽게 멈춰 서서 그들과 잠시 교감을 나눠본다.


고양이들의 움직임을 오래 바라보다 보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에 도달하게 된다.


그들은 억지로 애쓰지 않는다. 금새 내게서 돌아서서는 기분 내키는대로 햇살 위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뒹글거린다. 그러다가 다시 내게 다가와 내 운동화와 장난을 친다. 툭툭 쳤다가 깨물었다가 긁었다가... 사소한 움직임 하나 하나에 나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자신의 ‘자연스러움’이 배어 있다. 고양이는 결코 자신을 속이지 않고 자신의 욕구와 본능에 충실하게 자유롭게 행동하고 있는 것을 관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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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가 자기답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서 나는 또 고양이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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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자기만의 길을 걷는 존재라고도 한다.


인간에게 길들여졌지만 결코 완전히 소유될 수 없는 동물이라고... 자유로움 속에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충실하게 움직이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면서 잠시 나는 삶의 어떤 진실을 배운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맞추어 살아간다. 좋은 사람, 유능한 사람, 인정받는 사람으로 남기 위해 스스로를 조율한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면, 정작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공허감이 몰려올 때가 있다. 나또한 그러하다.


고양이를 바라보며 니체의 이 말이 떠오른다.


“네 길을 가라. 그러면 다른 이들도 자신의 길을 갈 수 있게 된다.”


고양이는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려 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만의 리듬으로 걷고,멈추고, 장난치고, 쉰다. 그렇기에 오히려 다른 존재에게 억지 요구를 하지 않는다.


이 두녀석도 내게 그 어떤 것을 요구하거나 기대하지 않는다.

자신의 자유를 지키는 동시에 나의 자유 또한 존중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삶에도 이런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며 안도감을 얻는 대신 나만의 속도대로 나만의 길을 걸어가는 것 그 길이 느리더라도 그 위에서 나는 진짜 나로 설 수 있다.


고양이의 발자국처럼 작고 가벼운 흔적일지라도, 그것이 내 삶의 흔적이 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여정이 된다.



고양이를 통해 알 수 있는 분명한 것은 그 안에는 억지 없는 자유로움과 그들만의 진실함이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요구나 기대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양이는 늘 자기만의 자유함 속에 진실되게 움직인다. 삶을 살아가는 내 앞으로의 길도 다르지 않겠다. 타인의 길 위에서 방황하는 대신 고양이처럼 스스로의 자기다움을 자유롭고 진실함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야 겠다. 산책 중 고양이의 존재를 바라보며 바로 그 자연스러움에 대한 태도를 깨닫게 된다


‘자연스럽게 산다’는 말을 쉽게 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이 참 어렵기도 하다.


사회의 규범, 타인의 기대, 내 안의 욕심은 늘 내 삶을 자연스러움이 아닌 인위적임으로 만든다. 억지 웃음, 억지 친절, 타인의 기대에 부합된 억지 성취 등...


그러나 고양이가 내게 이렇게 묻는 것 같다. “왜 억지로 애쓰는가? 너는 이미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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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움이란 결국,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에 깃드는 태도다. 억지로 꾸미지 않고, 억지로 부정하지 않고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고양이가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고, 졸음에 몸을 맡기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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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자연스럽게 산다는 것은 무책임하게 산다는 뜻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가장 본질적인 것은 자기답게 사는 책임을 다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고양이의 자유분방함 속에서 배운다. 자연스러움이란 단순한 태만이나 무기력함이 아니다. 존재의 충실함이라는 것을....


‘타인의 기대에 맞춰진 내가 아니라 본래의 나’와 대면하게 되는 것이 내게 던져진 삶의 과제가 된다.


주어진 환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타인의 기준에 부합하는 삶이 아니라 나만의 삶에 대한 충실함 속에서 빛나는 삶을 살고 싶다.


오늘 산책길에서 만난 고양이가 나에게 전해주는 침묵의 몸짓 속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나는 나로서 충분하니 너도 너로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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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함께 하다 보니 떠오르는 음악이 있다.

바로 선우정아의 '고양이'

https://youtu.be/AKSpQUPbb74?si=8u7ERN6CQl-dIkl7

“오늘은 이 노래를 들으며, 나의 자연스러움을 연습해보자.”


� 오늘의 음악
아티스트 : 선우정아 (feat. 아이유)
곡명 : 〈고양이〉

도도하지만 다정한, 자유로우면서도 따뜻한 노래.
고양이의 리듬처럼, 오늘은 조금 느긋하게 나답게 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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