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를 달리는 이야기
오늘은 나를 포함해 15명이 탔다. 모자를 쓴 어르신이 유독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늘은 사람들의 연령대가 꽤 높다. 젊은 애들은 어제 한잔하고 다들 집에서 자는 것 같다. 어르신들은 다들 어디로 가는 걸까. 옷차림과 가방으로 보아 결혼식장으로, 타임스퀘어의 이마트로, 영등포시장으로 춤추러 가는 길인 것 같다. 벌써 버스에서 에어컨 바람이 나온다. 뭔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아주 평온한 토요일 아침이다. 가족의 달 직전의 고요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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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마을이야기 '영등포에 귀 기울이다' 중 '마을버스를 달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