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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티 Greentea Oct 07. 2020

세상의 이면에 관한 투명한 발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


불과    런칭된 예고편을 보고  후의  느낌을 잊지 못한다.  어울리지 않은 재료들을 섞어 우연히 괜찮은 요리를 완성시킨 기분이랄까. 그만큼 낯설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   같았고  예상은 완벽히 맞아 들었다. 새로움에는 항상 양면이 존재하듯, 대중들의 호불호도 극명히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보건교사 안은영> 통제할  없는 세상의 이면에 관한 새로운 발상을 꺼낸 작품이다. 세상의 모든 좋고 나쁜 일들의 바탕에는 우리의 믿음, 풍수지리, 기의 흐름이 있다는 동양 사상을 기반으로, 이를 통제할  있는 인물은 닥터 스트레인지와 같은 마법사 히어로가 아닌 플라스틱 칼을 가진 평범한 학교의 보건 선생님이라는 점에서 대중들의 시선을 다시 한번 사로잡았다.

 사람마다의 감정과 기운의 흐름은 어떻게 보면 어렵고 추상적일  있는 개념인데 이를 ‘젤리라는 대중적인 소재로 구체화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한때 국내를 강타했던 슬라임 열풍의 열기 덕분에 ‘젤리 대중들에게 익숙한 소재이기도 하고 무형의 특징 때문에 언제든지 형태와 의미를 다양한 시각에서 그릴  있어 더욱더 적절한 소재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시각적 형상화가 뭔가 단순해 보일  있지만 실제로 매우 정교한 작업이 되었을 듯하다. 이경미 감독의 섬세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보건교사 안은영> 진행되는 주요 무대는 바로 ‘학교이다. 물론 제목에서도   있다시피 교사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학교에서 진행이 되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덧붙여 얘기하고 싶은 전은 학교는 우리에게 매우 친근하고 단정한 공간일  있지만 그만큼 언제든지 다른 이미지로 활용이 가능한 공간이다.


수많은 인원이 오고 가는 장소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있고  작품의 주요 소재인 기운의 흐름이나 감정의 시각화를 다양하게 보여줄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안은영에게 있어 학창 시절에 특별한 의미를 가진 친구였지만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한 ‘강선 이야기를 다룬 에피소드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주위의 기운들, 감정들, 생각들이 흐르고 흘러가는 것처럼 사람도 흘러간다는  그리고 잊힌다는 .  순환의 쓸쓸한 잔상을 다시 한번 꺼내볼  있는 부분이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



<보건교사 안은영>  6부작이며 5화까지는 원작 소설을 묵묵히  따라가지만 마지막 화에서 이를 완전히 뒤집는다. 원작 소설에서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짤막하게 흘려보냈던 인물들을 알뜰하게 다시 활용했고  등장인물의 이야기의 조그마한 빈틈이라도  찾아내어 서사를 재구성했다. 어쩌면 위험한 시도일지도 모르지만, 원작 특유의 독특한 매력을 해치지 않아 좋았다. (스포 주의) 래디의 에피소드를 시즌 1 엔딩이자 시즌 2 구실로 활용한 것은 미처  다루지 못한 원작 소설의 에피소드에 대한 센스 있는 대처이자 다음 시즌을 위한 배려였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판타지물처럼 설명을 일일이  하지는 않아 여러모로 시크하게 느껴지는 작품일  있지만 그래서  획기적인 한국 판타지 드라마라는 평을 받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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