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회원가입까지 했는데 결제 단계에서 자꾸만 오류가 날 때 라든지 내가 선 줄의 atm만 몇십 분째 줄이 줄지 않을 때 라든지. 그래서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 업무를 보고 갈 때. 그래서 줄을 바꿔서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내 앞사람의 업무는 끝이 없을 때, 괜히 자리를 옮긴 나를 탓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모든 배드운이 순차적으로 깃들 때에는 ‘오늘 뭐 있나’라는 생각에 화가 올라온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그런 불운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날.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에 마음속에 화가 끓었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고 하여 ‘나는 하루를 얼마나 알차게 보내고 있나.’라는. 주말을 포함한 5일간의 설 연휴 동안 먹고, 뒹굴고 하루에 기본 10시간 이상씩 자면서 휴식이라는 단어로 포장하며, 낭비했던 시간들에는 왜 화가 나지 않았던가. 이쪽은 자의, 저쪽은 타의였기 때문인가. 나 자신에게 화를 낼 수 없기 때문인가. 결론적으로 타의는 어쩔 수 없겠지만, 자의로 어쩔 수 있는 시간에 대해서는 효율적으로 보내자 라는 긍정의 깨달음을 얻었다.
어쨌거나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해 화를 내봤자 일 테니. 단순히 운이 나빴기 때문인 거다. 그리고 어쩌면 나도 운이 좋은 순간들이 여러 번 찾아오기 때문에, 그것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삭힐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마음의 화를 떨쳐내지 못한 채 탄 지하철에서 운 좋게 앉을자리를 찾은 것처럼. 불운이 왔다면, 언젠가는 당근도 찾아온다. 내 탓이 아닌 일, 내 힘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해서는 애써 감정을 낭비하지 말고, 마음을 내려놓자. 마음의 평안함을 추구하자. 이너 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