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만만한가요?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라는 말을 어떻게 쓰시나요?
저는 이 표현을 주로 ‘눈치껏 할만하니까 한다, 적당히 해도 될 것 같으니 한다’등의 분위기일 때 씁니다. 주로 다리를 뻗는 사람이나, 뻗게 놔두는 사람이나 양쪽 모두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을 때 쓰지요.
근데 요즘 자주 제 자신에게 이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저 사람은 나한테 왜 저러는 것일까? 누울만하니까 누워서 다리를 저리 뻗어대는 것인가. 내가 얼마나 만만해 보였으면 저리도 다리를 쭈욱~뻗고 누웠을까. 이제 그만 일어나서 나가줬으면….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올라옵니다. 속 시원하게 ‘나가주세요, 싫습니다, 꺼지시지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뭐가 두려운지 입술만 달짝 달짝하고 정작 입 밖으로 나오지 않네요. 괜한 오해를 살까 봐, 관계가 끊어질까 봐, 미운털이 박힐까 봐.. 말하지 못하는 이유도 갖가지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올라오는 것은 내가 더 이상 저 사람을 품어주고 싶지 않나 보다, 저 사람은 나에게 더 이상 편히 눕히고 싶은 사람이 아닌가 보다라고요. 품어주고 보듬어주고 싶은 어떤 이에겐 기꺼이 누울 자리가 되어 주면서, 내 품에 누워 다리를 뻗으려 하는 또 다른 이에겐 호구 짓 당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나의 마음이 틀어졌구나 싶어요. 마음이 틀어지면 타인이 같은 행동을 해도 쉬이 넘어가지지 않는 법입니다. 제 마음이 변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요. 밖에서 이유를 찾지 않고 일단, 스스로 여유를 좀 가져야겠습니다. 요즘 안팎으로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심신이 좀 지쳤어요. 지치니 타인을 품어 줄 여유 따위 1도 없어졌을지도 몰라요. 저를 위해 작은 변명을 해봅니다. 쑥쓰….
그리하여 당분간 자유 연재 들어갑니다. 월,목이 아니라 언제 글을 올릴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보면 자유 연재라 일주일에 두 번이 아니라 일주일에 7번 글이랑 만화를 올릴지도 몰라요. 후후후. 구독을 눌러주신 분들, 지긋지긋하실지도요. “이 사람은 별 쓸데없는 것을 다 올리고 난리네”라고요. 어쩌겠어요, 구독을 누르신 분들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그럼, 오늘 글은 여기까지!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