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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색나무 Jun 18. 2024

물리학계의 윌리 웡카, Richard P. 파인만

한 세기의 획을 그은 천재 물리학자의 흥미로운 일대기

물리학계의 윌리 웡카, 리처드 P. 파인만(『파인만 씨, 농담도 잘 하시네!』 서평)


  어릴 적 나의 첫 꿈은 물리학자였는데, 이 꿈을 처음 가지게 된 계기는 럭스미디어에서 출판된 『이휘소 평전』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독일 태생의 미국 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을 존경해서 그처럼 되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나는 수학에 전혀 흥미가 없었고, 고민끝에 어릴 적부터 많은 흥미를 느껴왔던 역사라는 학문의 영향으로 역사가로 꿈을 바꾸게 된다. 결론적으로 지금 생각해 보았을 때, 이 결정은 내 생애 최고로 잘한 결정 중 하나가 되었다.  

한국명으로는 이휘소(李輝昭),(1935~1977) 미국명으로는 Benjamin W. LEE(줄여서 Ben Lee) 인 그는 어렸을 적 총명한 두뇌와 명석함이 돋보이던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질문을 많이 했는데, 오죽하면 그의 어머니가 하루에 1개씩만 질문하라고 했을 정도이다.1)  대개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과학자가 되는 경향이 많은데, 그는 어렸을 적부터 자신의 작은 <실험실>을 어머니가 경영하는 자혜병원 위에 위치한 집에 만들기도 했고, 일본어로 된 과학잡지를 유복한 친구로부터 빌려 탐독하기도 했다. 이는 파인만도 마찬가지이다. 아마도 그의 천재적인 재능은 어릴 때부터이지 않았을까? 필자는 초등학생 때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과학관, 미술관, 그리고 박물관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유물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이는 아직까지도 내 삶의 근간(根幹)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아직까지도 필자는 초등학생 시절, 어느 과학관에서 열렸던 아인슈타인의 특별전 전시그의 뇌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직접 눈으로 본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오늘 서평을 쓰고자 하는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라는 책은 필자가 중학생 시절, 과학 선생님을 찾아가 저는 장차 물리학자가 되는 것이 꿈인데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선생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바로 두 권의 책을 추천해주셨는데, 하나는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 소개할 파인만의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라는 책이었다. 나는 이 책들을 바로 샀고 파인만의 책은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전자가 직업이 기자이자 작가인 브라이슨이 과학의 근원과 원천을 중점으로 원자와 입자, 태양과 우주, 상대성 이론에 이르기까지 과학의 기본 진리들을 중심으로 기술했다면, 후자는 파인만이라는 미국의 저명한 물리학자가 자신의 경험들을 엮어 낸 일종의 자서전이다.


 그는 직업과 인간, 예술의 분야를 가리지 않고 때로는 통쾌하게, 때로는 짓궂게, 때로는 논리적이며 열정이 가득한 모습을 본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의 유머러스한 모습은 오직 파인만만이 지닐 수 있는 독특성이자 개성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천재 음악가이자 필자가 가장 애정하는 고전파 음악가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 Mozart)가 생각이 났다. 물리학계의 모차르트이며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등장하는 초콜릿의 마술사 '윌리 웡카'처럼 물리학의 마술사인 리처드 필립스 파인만(Richard P. Feynman)의 일대기가 궁금하다면 서슴치 않고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2 권을 추천한다. 읽는 순간, 윌리 웡카의 대표적인 초콜릿 중 하나인 '놀라운 맛, 입안의 기쁨, 웡카의 퍼지멜로 초콜릿'을 먹는 것과 동일한 놀라움과 경이로운 기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본 책은 지금도 여전히 출간되고 있지만 동일한 출판사에서 2018년 클래식 파인만』이라는 제목으로 파인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새롭게 수정증보판이 출간되었다. 혹시 관심이 간다면 참고하길 바란다.)  


p.s. 필자가 꼽은 이 책의 명언은 1권에서 파인만이 그의 지도교수인 슬레이터와 나눈 담화인데, 그는 대학원 진학을 두고 면담을 했다.


* MIT에서 대학을 다닐 때 나는 이 학교를 매우 사랑했다. 물론 대학원도 MIT에서 다니고 싶었다. (중략) 그는 이렇게 말했다. "대학원은 다른 곳으로 가게" "자네는 왜 대학원을 MIT로 오려고 하지?" "MIT가 과학 분야로는 우리 나라에서 최고로 좋으니까요" "자네도 그렇게 생각해?" "예"


"그게 바로 자네를 다른 학교로 보내려는 이유야. 자네는 세상의 다른 부분도 봐야 해" 그래서 나는 프린스턴(Princeton College)으로 가기로 했다.(중략)


"MIT는 좋은 곳이지만, 다른 곳에서 대학원을 다니라는 슬레이터 교수의 충고도 옳았다. 그래서 나도 학생들에게 똑같은 충고를 한다. 세상의 다른 부분은 어떤지 배우라고. 다양성은 좋은 것이다."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pp.77~86. 「파인만 씨, 농담도 잘 하시네!」 에피소드 중에서-


각주

1) 이용포, 『못다 핀 천재 물리학자, 이휘소』, (서울: 도서출판 작은씨앗, 20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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