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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염색을 한 사나이

이방인이 토박이가 되어 가는 계절

by 녹색나무

잠자리가 보이는 계절이 왔다.


내 예상보다 빨리.

생각지도 못했는데

찾아오는 누군가처럼


불청객.

이 세 글자는

매몰차 보이고


친구.

이 두 문자는

그저 힘이 된다.


불(不)+청지기(廳直⬝steward)

이 애매모호한 정의가

그에 대한

대우가 맞을까?


어느덧 나무 사이로

빨간 물로 염색을 드문드문한

이방인이 보이고


이방인들은 토박이로

토박이들은 늙은 호박처럼

어느 새

세월이 흐른 흔적이 가득하다


이마 어딘가에 주름이 생기고

세월이 절친한 친구가 되면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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