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의 거리가 보일 듯 말 듯한 달처럼 손에 잡히지 않을 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대의 손길.
뜬구름 같은
그대의 얼굴을
보노라면
허공에 떠 있는 공기 같기도 하고
저 멀리서 수줍게 얼굴만 비치는
뭉게구름 같다
그러나 그대는
공기도 구름도 아닌
어디 서 있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달.
단지 얼굴을 가린 채
거울에 비친 얼굴을
조그마한 초승달과
반쯤 가린 반달로
보여줄 뿐이다
하늘에 떠 있는 해와
그 사이에 서 있는
무수한 별들보다
더욱 선명하고
빛나는 그대 얼굴
토끼의 떡방아 소리는
분을 바른 그대의 하이얀
얼굴을 더욱 빛나게 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