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에: 봄이 선물로 준 아름다운 날씨와 추억들
나는 푸르고 푸른 조용한 들판에 앉아있네
봄이 새싹이 되어 조금씩 고개를 내미는 것처럼
들장미와 작은 풀꽃은 나를 반기네
푸르고 푸른 들판에 앉아서
들바람의 피리소리를 들으며
양 떼가 뜯어먹는 풀을 보자니
푸르고 푸른 나무 가지에는
작은 싹이 자라고
싹이 자라는 가지를 보면
작은 생명의 태아가 태어나는 설레임을 느끼네
밝은 햇살과 작디 작은 산들바람이 만나 노니는 곳
나는 푸르고 푸른 언덕의 비탈에 앉아있네
무겁고 추운 동장군이 물러가고
수줍게 웃는 여인의 계절이 올 때쯤이면
나는 그녀와 함께 걸었던 그곳을,
두런두런 말을 나누며 작은 행복을 느꼈던 그 순간을,
깊고 깊은 절망의 수렁에서 해방되어
빛이 비추는 골목을 함께 걸었던 공간을 잊을 수 없네
시간이 흘러 봄은 다시 찾아오고
봄과 더불어 새싹과 들장미와 작은 풀꽃은 다시 오리
하늘 아래서 누린 첫 여름밤의 꿈을 어떻게 잊을 수 있으랴
모든 것이 여전히 그 때와 같네
꽃들도 들판도 양 떼도 태양도
여전히 밝게 따스히 비치고
샘들도 태양의 따스한 얼굴을 보고 웃네
바뀐 것은 사랑의 행복 뿐
사랑은 기쁨과 다툼만을 남기고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멀리 가버렸네
들판의 작은 새들만이
나의 사랑을 변호할 존재.
가볍게 들리는
종달새의 노래 소리가
봄, 여름마다
나의 사랑의 기쁨과 다툼에 대해 증언해 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