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꿈과 절망 가운데서 헤매이는, 갑작스런 이별과 마주한 모든 이들에게

by 녹색나무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

그림자 하나만이 우두커니

서 있을 때.


1%의 가능성과

99%의 좌절 가운데

전자가 이루어지길

그토록 바라건만


야속하게도

늘 마주하는 건 후자.

나의 전적은

30전 26패 4무.


화려한 게임 속

주인공의 전적이 아닌

참혹하고도 어두운

깊고 긴 터널 속에 있다


겨울잠을 자는

곰과 개구리의 마음이

이같은 심정일까.


더 깊이 사랑하고

더 많이 말해줄걸


계절이 한번 두 번

지나고

남아 있는 건

하이얀 눈에 남겨진

1센티 75미터의

발자국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햇살이 비취면

그 마저도 사라지겠지.


사막 속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것처럼.

keyword
작가의 이전글봄날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