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갑작스럽게 천국에 간 어느 소년의 이야기

by 녹색나무

천국에서


어느 날 한 아이가

죽어서 천국에 이르렀다.

천국에는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높고 긴 계단이 있었고

흰 옷을 입은 천사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며

하나님의 심부름을 수행하고 있었다


아이는 용기를 내어

계단을 올라가고

또 올라갔다

마침내 아이는

하나님과 대면하게 되었다


하나님: 어떻게 지내다 왔니?


아이: 저도 제가 어떻게 지냈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나님: 왜?


아이: 정말로 몰라서 물으시는 건가요?


하나님: ……


아이: 아침에는 7시까지 학교에 가야 하고

점심을 제외하곤 공부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빠요

제 루트는 학교-집-학원-집-학교-학원이 전부인 걸요

옆에서 듣고 있던 천사가 끼어들며 말했다.


천사: 나는 하루종일 천국만 왔다갔다 하는 걸! 내가 볼 수 있는 거라곤

저기 있는 끝이 안보이는 긴 계단이 전부야. 가끔 인간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도 보지만 그보다는 천국이 훨씬 낫지. 네가 해야 하는 건 단 하나야.

그저 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기억하고 기뻐하렴. 그거 하나면 돼

자, 여기 천국 입주안내문을 한번 읽어 봐.


<천국 입주 안내문>


천국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러분들은 이곳에서 약 5주동안 입주, 생활, 모임 등과 관련해 교육을 받게 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정식 회원으로 등록되며, 개인의 방과 생활할 수 있는 마을을 고를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방이나 마을에 거주하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곳은 어떤 제한도, 피해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에게 요구되는 것은 오직 하나, 기쁨과 찬송입니다.


한없는 평강과 위로가 함께 하길 바라며

Richard H. Harrison 드림


소년은 다시 앞에 있는 천국의 계단을 바라보았다.

계단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곳을 오르면 구름과 구름이 만나는 곳에 닿게 되는데 그곳을 지나면

오색 찬란한 오로라가 있는 석양의 하늘을 볼 수 있고 당신은 그곳에서 그토록 간절히 염원했던 누군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오직 이곳, 천국에서만.


소년은 H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내어 천국의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온통 푸른 색인 하늘은 마치 하나의 큰 푸르스름한 도와지 같았으며, 금으로 된 계단은 하나하나가 반듯하게 놓여져 있었는데 모두가 잠든 밤 사이 한 노파가 이 계단을 이슬로 깨끗이 닦는다고 누군가가 말해주었다.


"이 계단이 지향하는 것은 크게 보면 두 가지인데 곧 하나야.

현재가 곧 미래이고 미래는 곧 현재지.

왜냐하면 천국에 과거는 존재하지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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