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여행 중 들렀던 골목의 한 카페
작년 10월 하순의 어느 비 오는 날.
비에 젖어 미끄러운 프라하의 돌바닥길을 종종걸음으로 걷다
추위도 잠시 피할 겸, 아픈 다리도 잠시 쉬어갈 겸 들른 Cafe Ebel에서의 휴식.
아침부터 비가 와서 10월 하순에도 꽤 추운 프라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먹구름이 잔뜩 끼어 이른 시간인데도 꼭 해가 질 시간인 것 마냥
어둑어둑한 하늘을 보고 있자니 별 것 아닌 것에도 괜스레 심술이 났는데,
한 번쯤 들러보고 싶어 우산 쓰고 찾아간 카페에서
내 앞에 놓아준 접시와 컵이 예뻐 한참 이리저리 구경하다
문득 창문을 토독토독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니
늘 싫어하던 비 오는 날이 제법 낭만적으로 보였다.
한 달 하고도 반, 6주의 여행 중 처음으로 들른 카페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그 날이 유독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기 때문일까.
한 번도 마셔본 적 없던 비엔나 커피 한 모금에
굉장히 크고 달았던 허니 케이크 한 입을 먹고,
아늑한 조명 속에서 몸을 녹이던 시간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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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잠깐의 휴식 - Cafe Ebel(체코, 프라하)
2019 / 200 x 200 mm / Pen, Watercolor on paper
©greenut(Hye rye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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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greenut 김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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