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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커피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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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ut Aug 03. 2016

카페 드로잉 08. 고장 난 달력과 시계

이미 6월이 되고도 약 일주일 정도가 지나가버린 시점이지만 최근에 갔던 어느 카페에는 5월, 늦봄에 멈춰있는 달력과 따뜻한 햇살에 길어진 그림자가 달콤한 시각 오후 세 시에 멈춰있는 시계가 있었다.


어떻게 왔는지, 갔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봄을 완전히 떠나보내지 못했던 나는 봄이 남아있는 그 카페의 분위기와 고장 난 시계, 그리고 달력이 퍽 마음에 들었다. 시계침이 가리키고 있는 시각과 달력이 알려주는 날짜는 바깥의 온도와 사뭇 달라 내가 꼭 다른 차원의 다른 시간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거든.


그 공간을 다시 찾아가면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날에도, 찬 바람에 살갗이 따가운 날에도 언제든 봄을 느낄 수 있겠지. 그 덕분에 나는 아직 마음에 꼭 품고 있던 올해의 봄을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내년에 다시 찾아올 고운 봄을 기다려야지.

올해에 왔던 것처럼, 부디 고운 모습으로 다시 와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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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과 시계가 고장난 어느 카페에서, 하네뮬레 드로잉북에 코픽 멀티라이너로 그림.

2015 / 148 x 206 mm / Pen on paper + Adobe Photoshop

©greenut(Hye rye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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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greenut 김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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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하게도 매거진 '커피의 맛'에 이전에 업로드했던 '카페 드로잉 07. 행복이 뭐 별건가' 편이 얼마 전 브런치 pc 웹 페이지와 모바일 어플 메인에 등록이 되어서 많은 분들께서 새롭게 구독도 해 주시고,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림과 글 좋게 봐주시는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예쁘게, 즐겁게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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