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은 카페의 테이블에는 몇 모금 마시지 않은 커피가 한 잔 놓여있고,
테이블 앞에 앉아있던 사람은 어디에 갔는지 한참동안 자리를 비웠다.
아마도 잔 가까이에 손을 대면 깜짝 놀랄만큼 뜨거웠을 커피는 점점 식어가고 있는데,
그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져 자리를 잡고 있는 나의 코끝까지 간지럽히는 이 커피의 향은
어쩐지 점점 짙어지고 있는 가을을 닮았다.
가을이 진해지고 있다는 것을 이렇게 새삼스레 또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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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향에서 진해지는 가을을 느끼다, 하네뮬레 드로잉북에 코픽 멀티라이너로 그림.
2015 / 206 x 155 mm / Pen on paper + Adobe Photoshop
©greenut(Hye rye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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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greenut 김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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