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갔던 카페에서는 유난히 마음에 드는 자리가 있었다.
보통 때라면 걸음을 재게 놀려 마음에 든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냈겠지만,
오늘은 왠지 조금 떨어져 있는 다른 테이블에 짐을 놓고 자리를 잡았다.
나는 멍하니 앉아 그 자리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노트의 한 페이지에 그림으로 옮겼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입에 머금은 커피 한 모금은 적당히 쌉싸름하고, 아주 조금 외로웠으며,
늘 챙겨 다니는 노트에 배어든 커피 향은 오후 네 시 햇살처럼 설레어왔다.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커피의 맛은
그곳에서 한 걸음 멀어졌을 때 비로소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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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유달리에서, 하네뮬레 드로잉북에 모나미 아쿠아플러스로 그림.
2015 / 166 x 220 mm / Pen on paper + Adobe Photoshop
©greenut(Hye rye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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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greenut 김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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