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았지만, 중심은 없었다”

"나를 되찾기 위한 첫걸음"

by Grey Hoo
가지가 아무리 많아도.jpg “흩어진 나를 다시 모으는 중입니다”



나는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자유로운 영혼 같은 건 아니다.

.

.

.
그냥, 나는 정해진 경로보다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은 성격이다.



어릴 때부터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무언가를 만들면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나의 에너지였고,
그 순간들에서 나를 느꼈다.


그런데 그게 그냥 취미로 끝난 게 문제였다.
여러 가지를 해보았지만,
늘 “이게 나다”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냥 내가 재미있어하는 걸 하고 살아간 느낌?


그리고 어느 날 깨달았다.

가지가 아무리 많아도, 중심이 없으면 결국 흩어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많은 건 좋았지만,
그 속에서 나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근데 그게 중요한 질문을 피해 가는 법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항상 실용적인 선택을 했다.

분명히 그림과 공예를 좋아했는데
디자인대를 갔다.
(공통분모는 있지만,
여전히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 나는
그림을 그려서는 굶어 죽을 줄 알았다.
도대체 19살이 왜 그런 생각부터 했던 걸까?

일만 해도 그렇다.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 아니라,
일에 나를 끼워 맞췄다.

살아남기 위해 적응해야 했고,
그 적응이 나를 그냥 버티게 만들었다.

그렇게 벌써 18년 차 직장인이다.
그중 13년째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어색하고 불편하다.

익숙한 건 시스템이지, 내 감정이 아니다.
이게 정말 내 길인지,
아니면 그저 벗어나지 못한 경로인지 헷갈린다.


현재 나는 40대, 솔로, 애완동물 없이 혼자 사는 직장인이다.
골드 미스라면 좋은데
그냥 올드미스다.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을 살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딘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도,
그 기분이 실제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혹은 그냥 덧없는 환상일 뿐인지에 대해선
확신이 없다.


그렇다고, 늦었다고 할 수는 없다.

40대, 그래서 뭐?

나는 여전히 내 중심을 못 찾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서 있다.

그래서 오늘도 또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려 한다.
불안을 붙잡고,
내 중심을 다시 찾기 위해.

이 글은 내가 나를 복원하기 위한 기록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비어 있다고 느낀다면—

우리,
어쩌면 같은 자리에서 출발했을지도 모른다.

이 글이 나를,
그리고 어쩌면 당신을
덜 흔들리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By Grey-H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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