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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Dec 25. 2023

그리스 로마 신화 3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은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신들에게 경건하고 믿음이 깊은 이뷔코스를 해친 강도들이 신의 권능 앞에서 “보게, 보게, 이 사람아! 이뷔코스의 두루미 떼야!”라고 무심코 진실을 투 욱 투 욱 드러낸 들어낸 일을 소개한다. ‘이뷔코스의 두루미 떼’를 통해 신화를 꼼꼼히 읽으면 삶을 꿰뚫는 진리가 용출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자 한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무수한 영웅들이 오만(hybris)하여 추락하는 모습을 봐온 저자는 오만하지 말 것을, 경건한 삶을 살 것을 제안한다. 

    

   12가지 열쇠는

   ‘믿음은 돌을 인간으로 만들기도 하고(석상 갈라테이아를 사랑하고 신의 도움으로 인간으로 변화시킨 피그말리온 Pygmalion). 오만은 인간을 돌로 만들기도 한다(신을 모독하여 14남매를 잃은 니오베). 은총, 그 자루 없는 칼. 소원 성취, 그 돌아오지 못하는 다리. 인간과의 약속은 신들과의 약속. 신들과의 약속은 인간과의 약속. 신들은 앎의 대상이 아니다. 신들은 겨룸의 대상이 아니다. 방황하던 인간 펠레우스, 영생불사를 누리다. 천마의 주인, 벨레로폰, 방황의 들에 떨어지다. 멜레아그로스의 ‘오보’. 프로메테우스, 마침내 해방되다’로 꾸며졌다. 많은 부분을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 신화를 끌어낸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인간 못지않게 사랑하고, 질투하고, 미워하고,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납치하고, 때로는 오만하며, 보복하며, 인간을 사랑하기도 한다. 특히 최고의 신 제우스는 주체할 수 없는 바람둥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신이면서도 인간의 편에 서서 신에게서 불을 훔쳐다 주고, 집 짓는 법, 날씨를 미리 아는 법, 셈하고 글씨 쓰는 법, 짐승을 길들이는 법, 항해 기술과 배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인간이 문명을 꾸려 갈 수 있게 도왔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벼락을 내리치지 않고 코카서스 산 절벽의 바위에 사슬로 묶인 채 독수리에게 간을 뜯어 먹혀야만 하는 벌을 준 것은 프로메테우스가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는 능력(제우스는 자신을 해코지할 자식이 어느 어미에게서 태어날 것인지를 프로메테우스는 알고 있다고 여겼다)이 있기 때문이다. 후에 제우스의 명에 따라 헤라클레스의 도움을 받아 사슬에서 해방되고 신화에서 사라진다.


   저자는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의 저주를 받았지만, 후에 해방된 신화에 빗대어 변신 이야기의 저자 오비디우스가 자신이 한 일(변신 이야기 저술)은 제우스의 분노로도 없앨 수 없다고 진술한 걸 소개한다. 아마도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책이 오래도록 사랑받기를 희망하는 저자의 뜻이 담긴 해석일 듯하다. 이윤기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나 나는 그의 책을 사서 읽고 있으니 독자의 추측도 틀린 것은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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