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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Dec 27. 2023

그리스 로마 신화 5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5가 마지막이다.

   부제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이 붙은 5권은 4권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에 비하면 인간 세계의 틀 내에서 겪은 모험이다. 4권은 인간의 영역과 신의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


   앞부분에 ‘아킬레스건’에 대해 유래를 밝힌다.

   “아킬레우스가 몸에 화살을 맞아도 죽지 않도록 프로그래밍한 까닭은 어머니인 테티스 여신이 저승을 흐르는 강 스튁스에 아기 아킬레우스를 담갔기 때문이다.”다만 발목만 강물에 젖지 않았다. 여기서 인간의 치명적인 약점을 ‘아킬레스건’이라 한다. 아르고 원정대원인 펠레우스가 아킬레우스의 아버지다.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은 이아손이 숙부 펠리아스의 계략(이아손에게 왕좌를 넘기기 전 콜키스에 가서 금양 모피와 프릭소스의 유골을 수습해 오라)을 받아들이고 그리스의 영웅을 모아 콜키스에 도착하기까지의 모험과 금양 모피를 가져와 왕좌를 되찾는 모험을 그린 것이다.     


   헤라가 수호여신인 이아손은 허리 위는 사람, 아래는 말인 켄타우로스 케이론(고치는 자)으로부터 15년간 무술과 의술을 연마한다. 후에 켄타우로스는 헤라클레스의 독화살을 맞아 세상을 떠난다.

하산하는 이아손은 스승과 “불손한 언사를 불손한 언사로 받지 않겠다.”,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라는 약속이 있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모노산달로스’(외짝 신)다. 아니오로스강 가에서 이아손이 할머니로 변신한 헤라여신을 만나 강을 건너 준다. 헤라 여신을 업고 강을 건널 때 신발이 떠내려감에도 할머니를 강 건너까지 건네주는데 이것은 신탁이다.

   이윤기는 신발과 신화, 신발과 동서의 이야기를 여러 가지 소개한다. 이아손, 달마대사, 신데렐라, 콩쥐의 이야기도 신발과 관련이 있다고. 이력서(履歷書)의 이(履)가 신발이기에 ‘신발 끌고 온 역사의 기록이 이력서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신탁의 변천사를 정리하면 ‘제우스 신전 뒤의 말하는 참나무가 신탁을 전했고, 후에 아폴론 신전의 퓌티아, 시뷜레’가 차례로 신녀다. 저승에 다녀온 사람들을 정리하면 헤라클레스는 힘에 의지해, 테세우스는 헤라클레스에 의지해, 프쉬케는 사랑에 의지해, 시시포스는 꾀에 의지해, 오르페우스는 수금솜씨에 의지해 저승에 다녀온다. 오르페우스는 ‘저승을 나갈 때까지 아내 에우뤼디케를 뒤돌아 보지 말라’는 하데스의 명을 잊어 아내와 다시 헤어지지만…….     


   이아손이 금양 모피를 찾아 떠난 아르고 원정대는 대장이 이아손이고 천하장사 헤라클레스, 수금 명연주자 오르페우스, 카스토르와 폴뤼데우케스(제우스 신의 쌍둥이 아들로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가 스파르타 왕비와 통하여 낳은), 칼라이스, 제토스, 몹소스, 암피아라오스, 륀케오스, 티퓌스, 페리클레메노스, 에우페모스, 이다스, 여걸 아탈란다, 이피노스, 미소년 휠라스, 페이리토스 등 쟁쟁한 영웅 50명이다. 아르고란 快速이란 뜻이다.     


   신화에 등장하는 ‘조국이냐, 사랑이냐’를 두고 이리저리 달아보는 여인들이 있다. 스퀼라는 아버지의 머리를 자르고 적국 장수 미노스에게 성문을 열어준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에게 미궁을 빠져나오는 비법을 알려준다. 적장 암피트뤼온을 위해 아버지 프테렐라오스의 ‘영생불사를 보증하는 금빛 터럭’을 뽑는 코마이토, 아버지의 계략으로부터 이아손을 구하려 마법의 약을 쓰는 메데이아가 등장한다. 메데이아는 이아손의 왕비가 되지만 후에 두 아들을 죽이고 도망가고, 두 개나 다른 나라를 옮겨 다니는 고된 삶을 산다.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이 금양 모피를 찾아와 이아손이 왕좌에 앉게 되어 성공적으로 끝나나, 이윤기는 오비디우스의 시구를 빌려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일찍이 오비디우스가,

“금양 모피 역시, 손에 넣는 수고에 비기면 하찮은 것…….”

이라고 꿰뚫어 말했듯이.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는 2010년 10월 초판이 나왔는데 이미 저자는 사망하고 자녀 이다희 님이 마무리하였다. 매끄러운 번역, 쉽게 읽도록 번역에 애쓰고, 신화의 세계에 들어가도록 안내하고 1권에서 자전거를 뒤에서 붙잡아 준다던 약속을 지켜준 것에 감사한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5권으로 10년 만에 완간된 것이다.


P.S.  브런치스토리에 옮긴 그리스 로마 신화 1~5는 일부분일 뿐이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읽어야 제대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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