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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관점을 배운다 01

위대한 사상가

by 노충덕

알랭 드 보통의 관점을 배운다 1


누구나 사상가라면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사상가를 중심에 놓고 마인드맵을 그려보면 공자, 소크라테스, 니체 등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여러 사상가를 떠올릴 수 있다. 떠오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철학자다. 톨스토이와 마르셀 프루스트, 프로이트, 건축가, 화가를 사상가로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위대한 사상가를 이야기할 때 철학자로만 국한하지는 않을 수 있다. 알랭 드 보통의 관점에서 세상을 배운다. 사상가라면 철학자만 떠올리는 정형적인 사고의 틀을 깨고 화가, 건축가, 정신분석학자도 사상가에 포함할 수 있게 됐다. 독서가 도끼로 의식을 깨는 것이어야 한다면 알랭 드 보통의 인생 학교에서 지은 <위대한 사상가>는 좋은 책이다.

박인환의 시와 박인희의 노래 ‘목마와 숙녀’에서 “우리는 한 잔의 술을 마시고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페미니즘의 강령이 ‘자기만의 방’ 임과 존 볼비 덕분에 20세기 초 영국식 유아 교육의 변화가 가능했음을 배운다. 앤디 워홀이 말하는 “‘원화’한 장이 훌륭하면 전부 훌륭하다.”(‘원본이 작품이면 사본도 작품’으로 이해한다)로부터 김정운의 ‘창조는 편집이다’를 끌어낼 수 있다. 알랭 드 보통을 통해 우리의 삶이 타성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타인의 욕망에 내 욕망을 맞추는 삶이 아니라 나만의 삶을 생각하게 한다. 나만의 삶이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의미를 남길 수 있는 삶이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자신의 책이 인류에 공헌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느낀 삶이 나만의 삶이다.


알랭 드 보통이 한국어판 서문에 실어 둔 문장을 기억하려 한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아직 잘 모르는 사람뿐이다.’ 이는 남녀관계에서 누구나 문제가 있고 함께 살기 힘든 사람이란 의미다. ‘누구도 공부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적극적인 학생으로 남아 평생 배워야 한다.’는 관점은 공자와 같다. ‘문학’은 우리를 타인의 경험 속으로 데려다주는 놀라운 힘이 있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중 최상층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자본주의를 개선하는 것이다. 서문에서 알랭 드 보통은 ‘위대한 사상가’란 지금 우리의 삶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생각을 제시한 사람으로 본다. 이런 관점에서 15명의 철학자, 10명의 정치이론가, 5명의 동양 철학자, 사회학에서 7명, 정신의학 분야에서 5명, 미학과 건축 분야에서 13명, 문학에서 5명을 위대한 사상가로 소개한다.


브런치스토리(https://brunch.co.kr/@grhill)에서 오늘 소개 글을 싣고, 내일부터 1회 철학, 2회 정치이론과 동양철학, 3회 사회학, 정신의학, 미학과 건축, 문학으로 나누어 공유하려 한다. 3회로 나누는 까닭을 원고 분량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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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오늘 읽은 텍스트에서 '20세기 일본은 세계사를 보는 시각을 가졌으나 조선(한국)은 민족주의 시각에 머물러 세상을 보았다'라는 문장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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