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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Jan 09. 2024

신들의 계보 THEOGONIA BY HESIODOS

서양 문화의 이해를 위한 첫걸음 2

THEOGONIA BY HESIODOS

   『신들의 계보』에는 신통기라 불리는 ‘신들의 계보’, ‘일과 날’, ‘헤라클레스의 방패’, ‘여인들 목록’을 함께 엮은 거다. 하도 많은 이름이 나와 짜 맞추기가 쉽지 않다. 제우스는 15명의 여신, 16명의 여인과 교합하여 자식을 낳았고, 포세이돈과 헤라클레스도 제우스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여신, 여인과 교합하여 자식을 낳는다. 어떤 그 누구보다 바람둥이고, 현대 인간의 잣대로 보면 불륜의 극치라 막장 드라마는 낄 자리가 없다. 그러나 이 잣대로 잴 수 없는 게 제우스다.     


   『신들의 계보』에서 신들의 세계는 티탄 신족에서 시작한다. 

   암흑, 혼돈의 세상인 ‘카오스’에서 하늘이라는 ‘우라노스’와 대지를 뜻하는 ‘가이아’가 탄생하고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교합으로 12명이 신이 태어나 티탄 신족이 된다. 우라노스의 막내인 크로노스가 누나(?) 레아와 신과 인간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우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하데스와 헤라, 테메테르 등을 낳는다. 제우스와 헤라의 교합은 헤라클레스, 아프로디테라는 손자 손녀로 이어지고, 제우스와 메티스의 교합으로 프로메테우스, 아틀라스와 같은 우리에게 비교적 알려진 신들을 낳는다. 

   여러 세대를 거쳐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에 등장하는 헥토르, 헬레네, 아킬레스, 아이네이스에까지 이른다.     


   그리스의 신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사랑하고, 질투하고, 분노하고, 용서한다. 신이 인간과 교합한다. 일부일처제가 도덕적으로 옳은가라는 토론에서 논거를 찾으려면 그리스 신화를 봐야 할 거다. 번역이긴 하나 특이한 표현들이 보인다. ‘복사뼈가 예쁜’, ‘볼이 예쁜’, ‘필멸의 인간’, ‘교합’ 등     


  ‘일과 날’은 계절의 변화 따라 포도나무 가지를 친다거나, 이른 아침은 하루의 삼 분의 일을 좌우하니 아침 일찍 일어나 일하라거나, 햇볕에 살갗이 그을리는 수확의 계절에는 그늘진 자리와 늦잠을 피하라 하거나, 결혼은 생리를 시작하고 5년째가 좋다거나, 남자는 30 전후가 적령기라는 등 살아가는 이야기다.      


   『신들의 계보』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읽은 후에 보는 것이 좋겠다. 신들의 계보는 제목처럼 뼈대만 있어서 지루하나, 『변신이야기』는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도서 출판 숲에서 내놓은 [원전으로 읽는 순수 고전 세계]는 천병희 님이 옮긴 것이 대부분이다.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아이네이스, 변신이야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갈리아 원정기, 게르마니아, 니코마코스 윤리학 등. 천병희 님은 『신들의 계보』를 ‘우주와 신들의 탄생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문헌으로 평가한다. 244쪽부터 270쪽까지 27개의 도표로 ‘주요 신들과 영웅들의 가계도’가 실려 있다.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는 2009년 9월 1판이 나왔고, 독자는 2015년 9월 1판 4쇄, 본문 328쪽 분량을 읽은 거다. 수많은 신과 인간의 이름이 나오고 발음하기조차 쉽지 않아 신들의 계보를 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스 신화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려면 읽어 마땅한 책이다.     


P.S. 2017년 1월 7일 오후 9:43에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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