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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Jan 13. 2024

미국 문학에 하나의 공통된 주제

노엄 촘스키의 '은밀한 그러나 잔혹한'

   노엄 촘스키와 안드레 블첵의 대화를 기록한 ‘촘스키, 은밀한 그러나 잔혹한’은 서구화, 근대화라는 것에 어딘지 찜찜한 구석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깨우침을 선사할 것이라는 출판사의 기대는 기대 이상의 자극과 안타까움과 혼돈을 준다.     


   두 사람은 밀란 쿤데라를 비판한다. 조국을 팔아 자본주의 서구사회에서 돈과 명예를 얻은 배반의 지식인이라고……. 그의 책은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다. 제목의 힘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노엄 촘스키가 언급한 문학평론가 브루스 프랭클린은 미국 문학에 하나의 공통된 주제가 있는데 우리에게 바야흐로 재난이 닥치게 되어있으며우리를 전복시키고 파멸시키지 못해 안달하는 놀라운 적이 있다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무슨 굉장한 무기나 슈퍼 히어로 같은 게 나타나서 우리를 구해 준다.” 것이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소머즈(이걸 알면 연식이 드러난다), 600만 불의 사나이, 맥가이버 등으로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한다.     


   미국은 식민지 시대 이후 지금까지 재난으로 인디언, 노예, 베트남과 중국, 이슬람을 상정하고 있다. 촘스키는 이렇게 미국인의 의식을 변화시키는데 프로파간다의 역할을 정부가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대화 주제는 식민주의의 포악한 유산, 은폐된 서양의 범죄들, 프로파간다와 미디어, 소비에트 연방, 인도와 중국, 라틴아메리카, 중동, 그리고 아랍의 봄, 지구에서 가장 황폐한 땅이 보여준 희망, 미국 세력의 후퇴다.     


   먼로독트린은 1840년대에는 서반구에서 미국의 세력확장을 방해하는 주장의 근거로 이용되었다(여기까지는 학교에서 가르친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의 정치적 우월성을 유럽에 주장하고, 미국만이 질서 유지자를 위해 간섭할 수 있다는 근거로 사용하여 라틴 국가의 쿠데타를 기획하거나 그 세력을 지원하였다.     


   중국은 인도보다 미국의 프로파간다가 투입되지 못하는 공간으로 본다. 이 책은 제국주의, 신식민주의, 신자유주의로부터 쪼그만 나라는 정신 차리지 못하면 안 된다는 기분 나쁜 그러나 냉철한 자극을 준다. 다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권하기도 뭐 하다.     


   부제가 ‘서양이 저지를 기나긴 테러의 역사’이고, 촘스키는 언어학자로 미국의 진보성향 지식인, 좌파 지식인이다.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과 인권 옹호에 힘쓰고 있다.     

 

P.S. 2015년 2월 1일 오전 10:16 에 쓴 글을 일부 수정 보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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