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충덕 Feb 02. 2024

다산의 마지막 공부 1

다산의 마지막 공부 1     

읽을수록 좋은 글이고 책이다. 다시 읽는다.   

  

   살아가며 분노, 스트레스, 우울증, 강박과 같은 심리상태를 경험한다. 번 아웃, 자살로 바르게 살아갈 수 없는 사람도 있다. 평소 관계에서 생기는 일이니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단단하게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여겨왔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읽으며 내 생각이 출발점을 바로 잡았다고 느낀다. 

수많은 문장이 나를 깨우고 실천하라 한다. 맹자의 마음공부와 가르침만이라도 살아가는 날 동안 지켜보자 다짐한다. 인과 의를 중요하게 생각한 맹자는 측은(惻隱), 수오(羞惡), 사양(辭讓), 시비(是非)를 가리는 마음을 인간 본성으로 본다. 착한 본성을 하늘로부터 받았으니 인의예지(仁義禮智) 네 가지를 지키려는 마음으로 실천하여 인과 의를 이루라는 가르침이다. 이렇게만 행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는 주자(朱子)의 제자였던 송나라 학자 진덕수(眞德秀)가 편찬한 <심경>을 조윤제가 풀이를 덧붙인 책이다. 저자는 시작하는 글에서 <심경>에 대한 연구가 중국에서 이어지지 않았으나 퇴계, 율곡, 다산 등 학자와 정조까지 마음공부로서 <심경>에 주목했음을 알려준다. 정조는 마음 다스리기에 『근사록』 못지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다산은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며, 학문의 끝이라고 여겨 37개 문장으로 이루어진 『심경』을 마지막 공부로 여겼다고 본다. 퇴계도 매일 새벽마다 『심경』을 공부했다니 ‘나를 바로 잡고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독자의 관점에서 마음공부 하기에 좋은 책이다. 

   『맹자』에 실린 다음 문장으로 이 책이 살아가면서 잃지 말아야 할 것을 알려준다. “사람들은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곧 찾을 줄 알지만, 잃어버린 마음을 찾을 줄 모른다. 학문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데 있다. (학문지도무타구기방심이이의  學問之道無他求其放心而已矣)”     

『다산의 마지막 공부』는 3부로 구성됐다. 


1부 약동섭천(若冬涉川 겨울 살얼음 얼은 내를 건너듯 조심함 : 당당함은 삼가고 반추하는 데에서 나온다) : 욕심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스리는 것이다. 인심(人心)은 감정과 욕망으로 희로애구애오욕(喜怒哀懼愛惡欲)이다. 도심(道心)은 맹자가 말한 선한 천성인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으로 이 사단이 없으면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고까지 했다.

   누군가를 믿으려면 자신부터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믿음과 신뢰하고 사람을 대하는 것은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어떤 자리에 있든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이다. 비범한 힘은 평범한 일상에서 축적된다. 당당함은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에서 나온다. 부끄러움이란 고요히 자신을 점검할 때 느끼는 어른의 감정이다. 신독이란 자기 홀로 아는 일에서 신중을 다해 삼간다는 것이다. 신독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들어 가려는 간절함이다. 

   평범한 일상을 정성스럽게 쌓아나가라. 겉과 속을 같게 하기보다 어우러지게 하라. 사람은 내면과 외면을 균형 있게 성장시켜야 한다. 장점을 키워야 하지만 부족한 점도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면 부족한 다른 문제로 인해 곤궁에 빠지게 된다. 화가 날 때와 욕심이 날 때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잠깐 멈추라. 그것으로 인해 닥칠 수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고, 좋지 못한 결과 생각하라. 인간은 격정에 휘말릴 때가 아니라 잠시 멈췄을 때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을 똑똑하게 느낄 수 있다. 

   매일 자신을 허물어 거듭 시작하라. 타인의 허물을 보면 자신의 빈 곳부터 점검하라, 하루의 끝이자 시작인 새벽은 어제의 허물을 벗고 보다 나은 오늘을 맞을 기회다. 

   인간의 일에서 가장 긴박하고 중요한 때는 잘못이 벌어진 순간이 아니라, 언제나 그 이후다. 버려야 할 것을 못 버리면 자신을 버리게 된다.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은 자신을 아는 데에서 시작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 보고 들어 받은 외부 자극을 내가 통제할 수는 없지만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나 자신의 선택이다.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내면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내면이 충분히 수양되어 있다면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행동이 예에 맞을 수 있다. ‘자신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사랑하라’(공자의 ‘기소불욕 물시어인’, ‘마태복음 7:12’, 3C 로마황제 ‘알렉산더 세베루스의 액자 글’은 사람들이 지켜야 할 도덕률이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르침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혈구지도(絜矩之道) 추기급인(推己及人)은 배려의 다른 표현이다.

  주변에 휩쓸리지 말고 나다운 나를 지켜라. 초연함이란 무덤덤해지는 것이 아니라 치우치지 않는 중심을 배워 나가는 것이다.      


P.S. 한 글자도 잊지 않고 살고 싶다. 분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다시 천천히 읽으려고 1부와 2부로 나누어 공유한다.



작가의 이전글 표지까지 이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