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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Feb 04. 2024

다산의 마지막 공부 2

2부 거피취차(去彼取此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 이상에 취하지 말고 일상에 몰두하라 )


   청렴과 四知(天知神知我知子知). 자존심이란 나를 무시했을 때가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에게 거는 기대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느낄 줄 아는 감정이다. ‘내면의 성실함’, 존재의 올바름은 행동으로 드러난다. 바로 지금, 오늘에 모든 정성을 다하라. 

   주변을 바꾸고 싶다면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스스로 바꾸고 싶다면 마음부터 지켜야 한다.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습관으로 만들어라.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공부하며 축적해 갔던 사유의 시간만큼은 머리가 아닌 몸에 새겨진다. 나를 지킨다는 것은 외부의 모든 자극을 막고 자신을 비우는 고립이 아니라 내부를 좋은 것으로 채워나가는 것이다. 어른으로 사는 데에도 자격이 필요하다. 평온하고 너그러워야지 근심하고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습관을 바꾸는 위해서는 칼로 베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진정한 어른이란 살아온 경험과 겪어온 세월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다. 

   새벽이란 밤낮으로 만물을 키우고 맑은 기운을 주는 하늘의 이치가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시간이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는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이다. 학문의 길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데 있다. 스스로 뱉은 말과 써 내려간 글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한다. 조화를 이루되 같음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을 보지 못하면 눈을 감고 걷는 것과 같다. 이기주의에 주목한 사상은 한비자. 전국시대 양주학파, 애덤 스미스가 있다.   


  

3부 전미개오(轉迷開悟 번뇌로 인한 미혹에서 벗어나 열반을 깨닫는 마음에 이름 : 껍질에 갇히지 말고 자신의 중심을 세워라) : 귀와 눈과 같은 기관은 생각할 줄 모르니 사물에 가리어진다. 하지만 마음은 생각(욕망의 자제)한다. 생각하면 얻지만, 생각이 없으면 얻지 못한다. 이것이 하늘이 우리에게 준 것이다. 다산 시문집(“만일 우리가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으며 평생토록 근심 없이 지내다가 죽는 날 사람과 뼈가 함께 썩어버리고 한 상자의 글도 전할 것이 없다면, 삶이란 없는 것과 같다. 그런 것을 일컬어 삶이라고 한다면, 그 삶이란 짐승과 다른 바 없다.”) 성찰 없는 지식의 축적은 무의미하다. 어른이란 많이 아는 이가 아니라, 배운 것을 깊이 고민함으로써 작은 욕망과 세상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제환공과 관중의 대화 : 부에는 한계가 있는가? 우물은 물이 마르는 것이 한계고, 부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파멸에 이르니 부의 한계는 파멸이다.

   스스로 완성해 나간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그러나 공허한 말이라고 쉽게 포기한다며, 자신을 지킬 수조차 없게 될 것이다. 성찰 없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뜻 없는 공부는 공부하는 이를 집어삼킨다. 삶에서 목적이란 완성을 실현하려는 의지이며 목표는 목적을 위해 거치는 과정이다. 목적과 목표를 혼동하면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새벽의 시간, 날마다 자신을 회복해 나갈 때 평단지기(平旦之氣 : 새벽 동이 틀 무렵의 기운)가 우리를 돕는다. 욕심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도, 선한 본성은 점차 회복해 나갈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은 배움에서 나온다. 먼 길을 앞당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 나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말과 행동은 모든 일의 중심이다.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오래되면 본성이 된다. 큰 창고에 한 톨의 낱알에 불과한 인간이 삼재의 하나임은 오직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물질의 부림을 당하면 짐승이 되는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우선 몸가짐부터 정돈하라. 사람은 산에 걸려 넘어지지 않지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쉽게 이루어진 것 같은 평범함 안에는 무수한 어려움을 거치며 형성된 비범함이 숨어 있다. 짐은 무겁고 길은 머니 부지런히, 그러나 쉬엄수엄 가라. 나의 마음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모든 것의 시작은 결국 나 자신의 마음에서부터다.     


출판사에서 책 제목을 『심경(心經)』 (물론 심경이란 책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으로 정했다면 독자가 쉽게 책을 선택하지 못했을 거다. 저자 조윤제의 내공과 다산 정약용의 이름, 청림출판사의 매력적인 편집이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선택하고 깨닫게 한다. 본문 303쪽 분량으로 2018년 12월 1판 1쇄를 2019.2.24.(일)에 읽고 쓰고, 오늘 다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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