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충덕 Feb 05. 2024

아트인문학 여행(ITALY)

   패키지와 배낭여행으로 다녀온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 다시 걷고 싶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피렌체를 다시 보고 싶다. 여행안내서에 의존해서 다녀온 여행이 남긴 건 사진뿐이라는데 호텔에서 아침에 먹던 빵과 커피 향이 가끔 일요일 아침 식사를 바꾼다.

<아트인문학 여행>은 <김석철의 세계건축기행>이 주는 맛과 다르다. <아트인문학 여행>은 제목처럼 역사, 문화, 건축, 예술을 망라하면서도 더 깊다. 이탈리아 사람이 들으면 기분 상할 수 있으나 조상 덕에 먹고사는 나라라는 평가에 공감한다.    

  


<아트인문학 여행>은 

1장 피렌체, 브루넬레스키를 만나다

2장 피렌체, 보티첼리를 만나다

3장 밀라노, 다 빈치를 만나다

4장 로마, 미켈란젤로를 만나다

5장 베네치아, 티치아노를 만나라로 장을 구성하고 자칭 ‘꿀 구라 김태진’이 글로 안내하고, ‘막구라 백승휴’의 사진을 균형 있게 배치한 책이다.


   두오모 성당이 피렌체의 자존심이란다. 기베르티의 청동문과 브루넬레스키의 역작(고대 로마 이후 잊힌 돔 제작법을 17년간 로마에 유학, 연구해 터득하였기에 역작이다)인 쿠풀라(둥근 돔) 덕분이다. 브루넬레스키에게 배운 ‘마사초’의 그림들은 원근법을 사용하고 붓만으로 공간을 만들어 낸다. ‘마사초’의 그림들은 미술학도의 교본이 되고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도 예외가 아니란다. 막구라의 기준(뻔한 기념 촬영 대신 “몰입한 순간을 잡아내는 것”)을 사진 찍는 데 사용해야겠다.

   보티첼리는 르네상스 2세대다.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가 동서 기독교 세계를 통합하려 피렌체 공의회를 지원하며, 개인재산을 털어 플라톤 아카데미를 열어 학자와 예술가를 후원한다. 나체의 뮤즈를 그려낸 보티첼리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종교적으로 당연하며 고대 그리스 조각이 보여주는 이상적 몸매가 아름다움의 이상적 형태며 이는 신의 완전함과 이어져 있다”로 말한다.

   독자는 베키오궁의 벽화를 둘러싸고 미켈란젤로와 다 빈치가 경쟁했으나 미완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피렌체에 다시 가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가야 한다. 거기엔 다비드의 원본이 있단다. 시뇨리아 광장에서 본 것은 모작이란다.

   베네치아에서 ‘조르조네’의 ‘폭풍’이란 그림이 풍경화의 시작이며 17세기에 접어들어 풍경화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한다고. 모르는 게 너무 많구나.

   ‘티치아노’는 북유럽에서 들여온 유화를 나무판이 아닌 캔버스에 그린다. 데생을 중시하는 피렌체 화가와 다른 작품을 남긴다. 캔버스-유화 기법을 완성한 거다.     


   저자는 종장에서 피렌체 르네상스와 베네치아 르네상스를 비교해 보며 의미 없는 일이며 서열을 매길 수 없다고 한다.

종장의 글이 멋지다. 

브루넬레스키에게서 ‘도전’을, 보티첼리가 참여한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투자’를, 밀라노 시대의 다 빈치에게서 ‘몰입’을, 미켈란젤로로부터 예술에 대한 ‘헌신’을, 티치아노를 중심으로 하는 베네치아에서 ‘개방과 재창조’를 찾아낸다. 50여 권의 미술 관련 참고도서 목록도 있다.     


   <아트인문학 여행>은 사무실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거다. 선물했다는 사인이 있는데 이런 걸 버린 작자가 있다니. 독자는 2015년 5월 초판 1쇄, 본문 307쪽 분량을 읽고 감상한 거다. 좋은 책 100권 읽기 8년 차에 읽은 첫 번째 책이다.

작가의 이전글 다산의 마지막 공부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