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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Feb 06. 2024

오리엔탈리즘

에드워드 사이드 지음

유학파 교수들이 풍기는 냄새에 관한 지적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오리엔트(동양)가 서양인의 경험 속에 차지하는 지위에 근거한 사고방식이 오리엔탈리즘이다. 이 책의 저자는 “오리엔탈리즘은 동양과 서양이라고 하는 것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존재론적이자 인식론적인 구별에 근거한 사고방식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하여 위압하기 위한 서양의 스타일”로 정의한다. 여기서 내가 인식하는 동양과 유럽인이 인식하는 동양이 다르다. 내 머릿속엔 동양이란 중국, 한국, 일본이 먼저 떠오르나 에드워드 사이드의 연구에서 유럽인에게 동양이란 아랍, 이슬람이 동양이다.

1부와 2부는 ‘오리엔탈리즘의 범위’와 ‘오리엔탈리즘의 구성과 재구성’을 연구하여 정리하였는데 피곤할 정도로 지루한 내용이 번역돼 있다. 3부에 ‘오늘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제1부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근동, 이슬람, 아랍에서 거둔 직접, 간접의 경험에 특히 착안하여 그것들을 두드러진 전형으로써 이용하면서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하는 말이 사고와 행동의 범위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자 노력하였다. 오리엔탈리즘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되는 것은 동양을 취급하는 서양인들이 언제나 느낀 일종의 대립 감각이었다. 동양 대 서양이라고 하는 경계개념, 여러 가지 차원에 투영된 열등과 우월, 행해진 작업의 정도, 동양에 특유한 것으로 인정된 여러 가지 특징, 이러한 모든 것들은 동양과 서양을 나누고 상상 속의 지리상의 구분선이 의도적으로 그어지고 나아가 그것이 몇 세기에 걸쳐 존속되어 온 것을 증명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1870년 경이나 1880년경까지의 지적, 문화적, 정치적인 역사환경을 배경으로 오리엔탈리즘이 형성된 것으로 보았다.”

단테가 신곡에서 이미 이슬람을 깎아내렸고, 나폴레옹의 이집트 정복은 오리엔탈리즘을 만드는 기폭제였다. 19세기 유럽인은 동양에 대하여 인종차별주의자, 제국주의자, 자민족중심주의자였다. 이 시기 “동양이 서양보다도 약했기 때문에 동양을 억누른, 본질에서 정치적인 교의이고, 동양이 갖는 이질성을 그 약함에 관련지어 무시하고자 하는 것이었다”라는 것이 저자 주장의 요점이다.     


   공리주의는 영국의 동양 지배 철학이었다. (p.379)    영화 ‘아라비아 로렌스’의 로렌스는 명실공히 제국의 스파이였다. (p.393)     


   2차 대전 이후 오리엔탈리스트는 지역연구전문가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그들은 과거 오리엔탈리스트들의 저술과 가르침을 받았기에 동양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당연하다. 오리엔탈리즘의 중심 도그마 중 서양의 우월성 외에도 동양이 본질에서 두려운 것이라고 하는 것(황화(黃禍), 몽골 유목민, 갈색인종의 통치) 또는 통제되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다.     


   동양인 학생들이 미국 오리엔탈리스트의 무릎 아래에서 배우기를 희망하고, 그 뒤 자국에서 오리엔탈리스트의 시각으로 자국에서 가르치는 것과 동양에 대한 소비 이데올로기의 침투가 동양이 빨리 독자성을 성취하기 어렵게 하는 주요인이다. 그런데도 에드워드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이 언제까지나 과거와 같이 지적, 이데올로기적, 정치적으로 어떤 도전도 받지 않고 그대로 통용될 필요가 없다(소화불량 걸릴 번역투다. 비판해야 한다는 말이다)는 이성적 기대를 가슴에 담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소개하지 않지만, 번역자 박홍규 님은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이해하고 국제사회와 남북한의 정치 상황, 한국의 학문과 학자들의 분위기 등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을 드러내며, 안타까워하고 비판하고 반성한다. 촘스키가 오늘날 국제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같은 방향으로 보고 있다. 18세기 한때는 유럽에서 중국 철학, 문물 등에 관한 관심이 유행처럼 번졌으나 오리엔탈리즘이 유행하면서 중단된 것으로 판단된다.     


   나는 ‘리이오’의 순으로 읽었으나 국내에서는 ‘오이리’의 순으로 출간되었다.

‘오리엔탈리즘(에드워드 사이드)’,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타밈 안사리)’, ‘리오리엔트(안드레 군더 프랑크)’를 순서대로 접한다면 좋을 듯하다. ‘오리엔탈리즘’은 교보문고에서 박홍규 님이 번역하여 1991년 4월 초판을 내놓았고, 내가 읽은 것은 2006년 2월 증보판 11쇄, 본문 727쪽 분량이다.     


P.S. 2015.7.25

" 자민당이 세운 우익대학인 쓰쿠바는 지역연구라는 이름 아래 박사학위를 외국인에게 남발하고 친일인사를 양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것은 동양학의 현대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경향은 역시 서양, 특히 미국에서 비롯되었다."

" 우리를 근대화시켜서 야만으로부터 문명에 이끌기 위해 침략했다는 논리는 일본이 서양에게서 배웠다."

현대 미국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 대한 세계정책은 오리엔탈리즘으로부터 기능한다"

" 우리나라만큼 미국이나 미군의 오리엔탈리즘이 거의 완전히 먹힌 나라가 또 있을까?"

" 한복이란 없어졌고 있다 해도 괴상하게 개량된 천박한 것들이 상업주의에 놀아나고 있다."

" 서양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것은 착취의 결과다."     


   영화 인도로 가는 길, 닥터 지바고, 콰이강의 다리, 아라비아 로렌스 감독인 David Lean은 영국 오리엔탈리즘의 대표적인 작가다.

   학문이란 걸 한다거나, 미국이나 영국에 유학 간다는 자녀가 있다면 『오리엔탈리즘』을 읽고 다녀오게 해야 할 듯하다. 자녀와 나라를 위해…….  

   


   아래는 들어보면 좋은 강의다.

http://openlectures.naver.com/contents?contentsId=79149&rid=2890&lectureType=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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