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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Feb 15. 2024

성학집요[聖學輯要]

고3 수준에서 읽어도 좋겠다

   성학집요는 율곡 선생이 24살인 선조에게 지어 올린 책이다. 성인이 갖추어야 할 배움의 모든 것을 밝힌 것이다. 동시대의 이황은 선조가 17살 때 성학십도를 지어 올렸는데 성학집요보다 읽기 어려웠다.

책은 통설(通說), 수기(修己), 정가(正家), 위정(爲政), 성현도통(聖賢道統)으로 구성돼 있다.


성학집요를 올리는 글에서 율곡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왕을 높이고 자신을 낮추어 은혜에 보답 고자 2년간 연구하여 완성하였고, 제왕이 학문할 때 근본이 되는 것과 말단이 되는 것, 정치할 때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해야 할 것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사서와 육경의 입문서’라고 평가한다.

학문을 배우는 순서로 小學大學論語孟子의 순이어야 하고대학에는 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고맹자에서는 성인의 를 볼 수 있다고 하였다.     

통설은 수기, 정가, 위정의 총론이다.     


   수기는 상중하로 나누어 상에서는 수기총론, 입지, 수렴 收斂(몸가짐, 말, 마음), 궁리의 순으로 열거하고 궁리에서는 진리 탐구 및 실천 방법, 독서 방법, 소학을 읽는 법, 사서를 읽는 법, 六經을 읽는 법, 역사서를 읽는 법, 하늘, 땅, 사람, 사물의 이치, 본연의 성, 기질의 성, 마음, 본성, 감정, 왕도와 패도를 구별하는 방법, 이단의 폐해에 대하여 논하였다.

   수기 중에서는 성실 誠實, 교기질 矯氣質(자기 극복, 기질을 바로잡는 법), 양기 養氣(의지와 기운, 혈기), 정심 正心(함양, 성찰, 성실을 보존함), 검신 檢身(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공부, 위의와 행동거지, 게으름을 경계하는 글)을 논하였다.

   수기 하에서는 회덕량 恢德量(덕으로 가는 도량을 넓힘, 공평한 도량을 넓힘), 보덕 輔德(충고를 따름, 잘못을 고침), 돈독 敦篤(바른 말과 돈독함의 효과, 게으름의 폐단), 수기공효 修己功效(행함으로 말미암아 앎에 이르는 효과, 속에서 말미암아 겉으로 이르는 효험, 성인의 도)을 논한다.     


   정가에서는 정가총론, 효경 孝敬, 형내 刑內, 교자 敎子, 친친 親親, 근엄, 절검, 정가공효 正家功效를 논하였다.     


   위정은 상하로 나누어 상에서는 위정총론, 용현 用賢을 논하고 위정 하에서는 취선 取善 , 식시무 識時務, 법선왕 法先王, 근천계 謹天戒, 입기강 立紀綱, 안민 安民, 명교 明敎, 위정공효 爲政功效에 대하여 논하였다.     


성현도통은 복희씨로부터 주자에 이르기까지 도통이 일어나고 이어짐에 관해 논하였다. 

    

   성학집요의 서술방식은 다음과 같다.

   ‘하늘이 명령하여 사물에 내려 준 것을 본성이라 하고, 본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 하고, 도를 등급에 따라 나누어 마름질한 것을 가르침이라고 한다. ‘이는 중용에서 나오는 글이며, 이를 여러 선현의 책을 검토하고 비교하여 서술한 후에야 끝으로 “신이 생각건대,”하면서 율곡의 생각을 밝혀 선조에게 가르침을 주는 방식으로 구성하였다.     

   수기를 맨 앞에 둔 것은 제왕이 학문에서 몸을 수양하는 것보다 앞서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대체로 자기를 수양한 뒤에 집안을 바르게 할 수 있으므로 ‘정가’를 ‘수기’ 다음에 두었다. 

   율곡이 생각건대, 나라는 집안을 유추한 것이다. 집안을 바로 잡은 뒤에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보아 ‘정가’ 다음에 ‘위정’을 두었다.

선현도통에서는 성현의 계통과 진리의 전승이 포희씨, 신농씨, 요, 순, 우, 탕왕, 문왕, 무왕, 주공, 공자로 이어지고 다시 주자에게 이어진다고 정리하였다.

      

통설 부분에서 밑줄 친 몇 가지를 옮겨본다.

도라는 것은 잠시도 떠날 수 없다. 떠날 수 있는 것이라면 도가 아니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데서도 경계하고 조심하며, 남들이 듣지 못하는 데서도 두려워하고 무서워한다.

은미한 것보다 더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 미세한 것보다 더 뚜렷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 삼간다.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이 드러나지 않는 것을 中이라 하고, 이것이 드러나서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和라고 한다. 중이란 세상의 큰 근본이요, 화란 온 세상의 공통된 道이다.

밝은 덕을 온 세상에 밝히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 나라를 다스리고, 먼저 자기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먼저, 자기 몸을 닦고, 먼저 자기 마음을 바르게 하고, 먼저 저가 뜻을 성실하게 하고, 먼저, 앎을 추구하였는데 앎을 끝까지 추구하는 것은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데 있다.     


   조선 성리학의 대가인 율곡께서 왕을 위해 지어 바친 책의 내용을 읽어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성리학의 시작과 흐름을 정리하여 볼 수 있음에 의미를 둔다.

고3 수준에서 읽어도 좋겠다.      

    

P.S. 2014년 7월 25일 오전 12:06에 메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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