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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Apr 25. 2024

정사 삼국지 촉서 正史 三國志 蜀書

진수 지음   김원중 옮김

   정사 삼국지를 읽는 까닭은 무엇인가. 위지 동이전에 우리 역사가 언급되었다고 배웠고, 소설 삼국지와 실제는 다르기에 원전을 읽을 당위성이 있다. 딱딱한 정사지만 행간과 일화를 통해 신의와 경청, 충직 침묵의 의미, 강직함과 유연함을 생각하게 한다.     


   유비가 제갈량에게 유언하기를

 ‘만일 후계자가 보좌할 만한 사람이면 그를 보좌하고, 그가 재능이 없으면 당신 스스로 취하시오.’ 

   유비는 태자인 유선과 신하인 제갈량을 동등하게 보고 말한다. 동서고금에 둘도 없는 믿음의 군신 관계이다. 유비와의 의리를 중시한 관우와 이를 알아주는 조조가 멋지지 않을 수 없다. 시경은 말한다. 백성을 해롭게 하지 마라. 완성을 구함에 급급하지 마라. 

   

   장비는 비록 1만의 군사를 대적할 수 있을지라도 소인을 보살피지 못해 이로 인해 부하에게 주살당한다. 인간관계에서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 모른다. 불만을 내뱉는 말조심 하지 못해 죽는다. 재앙을 부르고 허물을 취한 원인이 자신들에게서 나오지 않는 경우가 없다. 살아가며 명심해야 한다. 먼저 승진한다고 끝까지 상관이 될 수는 없다. 앞서거나 뒤지거나 하는 것이니 뒤설 때 섭섭해하지 말아야 한다. 


   말에 절도가 없고 행동이 일상적인 규범을 어기면 조직에서 쫓겨나는 것은 고래부터 있었다. 충직하다면 아비는 위에서 자식은 촉에서 지위를 얻어 살던 삼국시대다. 군주들을 사람을 볼 줄 알았다. 아버지 황권과 아들 황승이 사례에서 본다.     


   촉의 장수 왕평은 전쟁터에서 자라 글자를 알 수 없었으나 구술로 작성한 문서는 모두 식견이 있고 조리 있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사기와 한서의 여러 기전을 읽도록 하여 그것을 듣고 대의를 모두 알았다. 이는 듣는 것이 중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경청이 중요하다는 것은 칭기즈칸도, 요즘의 베스트셀러에도 나오는 이야기다. 실천이 따라야 한다.     


   제갈량의 후계자 장완전의 일화다. 그가 내 생각을 옳다고 찬성하면 그의 본심이 아니고, 내 의견에 반대한다면 내 잘못을 드러내기 때문에 잠잠히 있었다. 상관과의 대화에서 침묵의 의미를 이렇게 이해하고 좋은 태도라고 봐줄 수 있는 이의 가슴이 넓다.     


   적국의 장군(등지)에게 편지로 안부를 묻고 후한 예물을 보내는 손권. 하지만 등지는 강직하고 소박하여 선비들과 화합하지 못했다니…….

   잠깐 생각하고 바른 평가하고 사태를 보고 변화의 징조를 알려면 어는 정도 수양과 지혜가 있어야 하는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국내 소설인 삼국지는 좋게 말해 픽션이고 실제는 가짜다. 역사는 원전을 기본으로 읽어야 한다.    

 


   3세기 위, 촉, 오 삼국이 대치하던 시대 촉에서 태어나 벼슬을 했던 진수(陳壽)가 지은 정사 삼국지의 마지막 촉서를 읽는다. 위서는 1, 2권, 오서는 1권, 촉서는 1권으로 책의 분량이 위오촉의 순으로 얇아지는데 촉서는 본문이 484쪽이다. 촉에서 벼슬했던 진수가 위나라를 정통에 놓고 촉과 오에 독립된 역사적 위상을 인정해 주려 했으며, 촉을 비정통으로 삼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P.S. 2013년 8월 20일에 읽고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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