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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May 14. 2024

책을 읽을 자유

이현우 지음

   『책을 읽을 자유』는 ‘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블로그 운영하는 이현우 님의 서평집이다. 많은 책을 읽는 것은 물론이고 책마다 쓰는 서평을 보면서 저자가 읽은 책을 나도 읽어보리라는 욕심을 갖게 했고 여러 권의 책 중에 그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읽은 책의 서평을 담은 이 책을 주문했다.     


   “인생은 책 한 권 따위에 변하지 않는다”는 프롤로그에서 독서는 우리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강력한 무기라고 하면서 30개의 묶음에 150여 개의 서평(물론 책 이름과 간단한 언급까지 포함하면 250권이 넘을 듯하다)을 싣고 있다. 욕심은 저자가 읽은 모든 책을 다 읽어보고 싶지만 그건 취향과 독서 방향을 고려할 때 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래도 스무 권 정도는 골라 사보고 싶다.   

  

  러시아에서 공부한 저자의 이력이 러시아와 관련된 문학, 철학 등을 주로 다루지만, 국내 작품들에 대한 평가도 적지 않고, 새로운 시각에서 세상을 보려는 시도를 하려면 읽어볼 책들도 있다.     


   샤르트르의 『구토』를 읽어보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몰라 황당했던 기억을 저자도 일부분 공감하고 있음과 번역의 문제에 대한 언급에서 나의 무지함은 위안받는다.


   린 마굴리스의 미토콘드리아 이후의 의학적 발견인 ‘아포토시스(모든 세포가 더 큰 이익, 즉 몸 전체를 위해 하는 자살 apoptosis)가 일어나야 할 상황에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암의 근본 원인이라는......     


   『책을 읽을 자유』는 강상중과 그의 작품을 알아보라고 자극하고, 소개-서평-비평의 개념을 알려주며, 열 권을 동시에 읽는 초병렬 독서법을 시도해 볼까 흥미를 자극하고, 사이토 다카시의 독서력에 대한 안내 즉, 고전 수준의 문학 작품 100권과 교양서 50권 정도를 4년 동안 독파하는 것이 독서력을 형성시킨다는 사례를 알려주며, 명나라 사상가 이탁오(그의 말이 쇼킹하다. “나이 50 이전에 나는 정말 한 마리 개와 같았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어대자 나도 따라 짖어댄 것일 뿐, 왜 그렇게 짖어댔는지 까닭을 묻는다면, 그저 벙어리처럼 아무 말 없이 웃을 뿐이었다)를 통해 나를 반성하게 한다.

   

   어떤 묶음에서는 샤르트르의 지식인에 대한 정의가 웃음이 나게 하고 끄덕이게 하고, 고전을 왜 읽는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번역하는 것에 대한 저자의 생각, 러시아 문학 일견, 한국 문학 일견, 철학과 예술, 한국 근현대사, 사회가 망하는 이유, 불한당들의 세계사에서 소개하는 미국의 진면목, 정치와 민주주의, 역사 관련 서적의 묶음으로 서평을 싣고 있다.   

  

P.S. 작은 글자 크기와 본문 602쪽이 질리게 하지만 무슨 책을 읽을까에 관한 고민을 한참이나 덜어주는 고마운 책이다. 

2014년 2월 22일     

 

P.S. 『책을 읽을 자유』를 읽고 10년이 지난 지금, 여러 권을 찾아 읽었다. 그중 강상중의 책은 별로다. 사이토 다카시의 책, 이탁오 평전 등은 좋아 여기저기 글에 참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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