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충덕 Jul 07. 2024

외람된 희망

이문구 지음


   독자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이문구라고 할 것이다. 아는 작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며,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하고, 한 작가의 책을 6권째 사서 읽었기 때문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이나 강산무진, 남한산성을 쓴 김훈은 아직 이 세상에 있으니 작품을 더 내놓을 테지만, 이문구는 이미 먼 나라로 가 있기에 더는 책을 낼 수 없다는 안타까움도 한몫한다.     


   독자를 이문구 팬으로 덮어씌운 <관촌수필>,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우리 동네>, <매월당 김시습>, <줄반장 출신의 줄 서기>에 이어 2015년에 초판으로 나온 <외람된 희망>은 ‘이문구 문학에세이’다. ‘이문구 문체’가 보이는 에세이는 그의 유년시절, 노동판에서의 삶,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살아온 날들, 발안과 보령에서 살던 날들에 대한 추억과 글쟁이로 살면서 두루춘풍이로 비쳐서 실천문학을 발행하던 시절들에 대한 기억이다. 우리말의 현실을 가리켜 삼불시대라 하여 삼대불통, 삼대불용, 삼대불학으로 이름 지은 것에 공감한다. 독자 개인적인 사정으로 말을 적게 하게 된 것이 어언 4년 반을 넘긴다. 나 또한 삼불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다.     


도 써먹을지 모르거나, 기가 막히는 표현은 옮겨두고, 독자가 사전에 기대야 하는 단어들을 풀어 놓아 배우려 한다.


‘내가 나중에 어떻게 될는지 몰라서’

‘누구라도 먼저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다보기 마련이 아니던가. 하물며 들리는 소리의 태반이 비명, 신음, 한숨 소리였던 어둠의 시대였음에랴.’

‘거저 주마던 계집도 데리고 나설 틈이 안 나서 실없이 군자 소리를 들어가며 산 바쁜 겨를에도, 제철에 이르면 어김없이 덧잎이 돋는 뿌리 깊은 밑동과 비스름한 것이었다.’

‘望百이라면 천수로 치는 데에 서운함이 없으리라’

‘오는 가을이 여러 사람의 풍년이기를 빌면서’

‘겨우내 붐비던 휘몰이 바람이 아주 떠나간 들판은 아직도 서리를 겹으로 뒤집어쓴 채 늦잠이 한창인데’

‘울타리로 몰려들어 벗은 나무 잔가지마다 접으로 열린 참새 떼는 놀 데가 마땅치 않아 저희들끼리 시끄럽고’

‘경외롭기로는 보잘것없는 것들의 목숨에 견줄 것이 없었다’

‘언제나 우리 둘레에 흔히 있었음에도 내동 모른 척하다가 물난리나 이리역의 폭약사고 같은 큰 불행이 생겨야만 비로소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마련하려는 게으름도 큰 부끄러움이며,’

‘물은 흘러도 여울은 여울대로 있다.’

‘아래위 턱이 분명했던’     


   권주에 작주(술을 권하고, 잔에 술을 따름), 초슬목(초저녁), 상두꾼(상여꾼), 구듭 치기(귀찮고 힘든 남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일), 빕더선 말(약속을 어기고 돌아선 말), 비절(더할 수 없이 슬프다) 참담한, 한 노파의 운정(雲程)(? 알 수 없음), 뒵들이(뒤에서 거들어 도와주는 일), 장서(長逝)(죽음, 영면), 酒草(술과 담배)로 허물어진 몸과 정신, 노박이(한 곳에 붙박이로 있는 사람(충청사투리), 해토머리(얼었던 땅이 녹아서 풀리기 시작할 때), 까그매(‘까마귀’의 방언(전북, 충남)), 잠포록하다(날이 흐리고 바람기가 없다.), 겨릅대(껍질을 벗긴 삼대), 바작(농기구인 지게 뒤에 부착하여 두엄이나 거름, 재 등을 나를 때 사용하는 지게의 부착물), 지치러기(? 알 수 없음), 들그서내다(안에 들어 있는 물건을 함부로 들쑤시며 뒤져 끄집어내다), 뒤발한(온몸에 뒤집어써서 바른), 잔졸망이(졸망이: 자질구레한 것), 비부쟁이(‘비부(계집종의 남편)’를 낮잡아 이르는 말), 회태懷胎(잉태), 모개흥정(죄다 한데 묶어하는 흥정), 벌전장수(난전 장수), 된내기(된서리의 강원도), 생광스럽다(1. 영광스러워 체면이 서는 듯하다. 2. 아쉬운 때에 요긴하게 쓰게 되어 보람이 있다. ), 너설(험한 바위나 돌 따위가 삐죽삐죽 나온 곳), 예사주졸 例事酒卒, 여투다(돈이나 물건을 아껴 쓰고 나머지를 모아 두다.), 촉고數罟(눈을 상당히 잘게 떠서 촘촘하게 만든, 난달(길이 여러 갈래로 통한), 울바자(대, 갈대, 수수깡, 싸리 따위로 발처럼 엮거나 결어서 만든 울타리), 부쩌지 못한다(붙어 배기거나 견디어 내지 못하다), 도리기하다(여러 사람이 나누어 낸 돈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나누어 먹다), 말 비침(상대방이 알아챌 수 있도록 넌지시 말로 하는 암시), 중동무이(하던 일이나 말을 끝내지 못하고 중간에서 흐지부지 그만두거나 끊어 버림.), 새물내를 풍긴다(빨래하여 이제 막 입은 옷에서 나는 냄새), 판무식꾼(아주 무식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복대기다(많은 사람이 복잡하게 떠들어 대거나 왔다 갔다 움직이다), 응구첩대(묻는 대로 지체(遲滯) 없이 대답(對答)함을 이르는 말), 만호장안(집 등(等)이 썩 많은 서울), 관재(관청이나 관계(官界)에 연루된 흉해이다)수, 소루하다(생각이나 행동 따위가 꼼꼼하지 않고 거칠다.), 안침지다(안쪽으로 치우쳐 구석지고 으슥하다), 허릅숭이(일을 실답게 하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속은 자연적인 사물을 이르는 말에 많이 쓰이고, 안은 인공적인 사물에 많이 쓰이니. 同異판단어(다르다. 같다) 正誤판단어(틀리다. 맞다), 핫옷(솜옷), 고리백장(키버들로 고리짝이나 키 따위를 만들어 파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말), 두루춘풍이(누구에게나 좋게 대하는 이), 반거들충이(무엇을 배우려다 중도에 그만두어 다 이루지 못한 사람), 가위 可謂(한 마디 말로 이르자면), 그러구러(그럭저럭)     


<외람된 희망>은 이문구 문학에세이로 실천문학사에서 2015년 9월 초판 1쇄, 본문 366쪽 분량으로 내놓은 것으로 독자는 초판 1쇄를 읽은 거다.


P.S. 2017.6.2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