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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Sep 22. 2024

에피쿠로스 쾌락

에피쿠로스

에피쿠로스 쾌락

2024.9.15.(일) 15:00


   에피쿠로스는 고대 그리스의 쾌락주의 철학자다. 쾌락으로 번역된 단어가 불편한 점이 있다. 역자는 쾌락을 즐거움으로 번역해도 된다고 밝힌다. ‘쾌락’은 몸에 고통이 없고 마음에 괴로움이 없는 것이다.    

 


   그의 철학을 따르는 자가 많았듯이 비난하는 자도 많았다. 부모에 대한 감사, 형제에 대한 친절, 집안 노예와 함께 철학하는 태도와 유언에서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파악할 수 있다. 에피쿠로스의 학교 안에 있던 ‘정원’은 토론의 장이자 숙소였다. 이곳에서 쾌락이 인생의 목적이라고 가르쳤다. 에피쿠로스 철학은 규범론, 자연학, 윤리학으로 구성한다. 규범론은 진리의 기준, 제1원리, 철학 체계의 기본 요소를 다룬다. 진리의 기준은 ‘감각’, ‘선개념’, ‘느낌’인데 느낌은 본성에 따른 것으로 쾌락과 고통으로 나눈다. 자연학은 생성과 소멸, 자연을 다룬다. 윤리학은 선택과 회피, 인생의 목적을 다룬다.     


   책은 서신을 누구에게 보냈는가에 따라 구분하는 데, 헤로도토스에게 보낸 서신은 자연철학에 관하여 쓰고 있다. 우주는 물체와 허공이다. 우주는 물체들의 수와 크기에서 무한하다 등을 서술하고 원자를 말하는 유물론이다. 피토클레스에게 보낸 서신은 천체 현상에 대하여 논한다. 천체 현상을 다루는 목적은 오직 평정심과 확고한 신념에 있다고 말한다. 자연학을 탐구할 때는 현상들이 소리치는 것을 따라야 한다. 비이성적인 것과 근거 없는 생각을 비워야 신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각주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지구는 구형이 아니라 육면체라고 생각했다(p.81) 공전, 자전과 같은 회전 운동, 불, 일식과 월식, 비, 천둥, 벼락, 번개, 태풍, 지진, 우박, 눈, 이슬, 서리, 얼음, 무지개, 달무리, 혜성, 별의 움직임, 유성이 왜 생기는지 여러 가지를 나열한다. 알 수 없다고 하기도 한다.      


   현자론은 인간의 삶에 대하여 말한다. 스토아학파는 세계를 이루는 물질과 이성을 동일한 것으로 보고 정념과 감정에서 해방되어 신적 이성인 로고스를 따르는 삶인 ‘아파테이아’를 행복의 기준으로 삼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금욕적이고 이성적인 삶을 추구했다면, 쾌락주의에서는 자연학의 결과조차도 마음의 소란에서 벗어나 평정심에 도달하는 ‘아타락시아’를 수단으로 삼음으로써, 결과적으론 상반된 현자론을 제시한다.(p. 99)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낸 서신에서 철학은 젊은이나 늙은이나 해야 한다고 말한다.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익숙해지라 한다. 우리가 존재하는 동안 죽음은 우리에게 오지 않고, 죽음이 우리에게 왔을 때는 우리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며. 행복한 삶이란 ‘몸과 마음의 평정심’이고(p.111) 쾌락은 삶의 시작이자 끝이다. 쾌락은 ‘몸의 고통이 없고 마음에 괴로움이 없는 것’이다. 필연에 의해 일어나는 일은 우리에게 아무 책임이 없고, 우연에 의해 일어나는 일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며,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은 비난과 칭찬이 k라 붙는 것은 당연하다(p.115).     


   주요 가르침은 쾌락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에피쿠로스 어록에서 몇 가지를 옮긴다.

젊은이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살았던 노인을 행복하다고 해야 한다. 욕망에 직면할 때마다 이렇게 질문하라. “이 욕망이 이루어진다면 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평정심을 지난 사람은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괴로움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해제에 고대 그리스 철학을 시기별로 구분해 설명한다. B.C 585 밀레투스의 탈레스가 활동하던 시기부터 A.D 529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아카데미아를 폐쇄할 때까지를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본다. 1기는 이오니아 지방을 중심으로, 2기는 아테네를 중심으로, 3기는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으로 시기를 구분하고 있다. 기원후 1~2세기에는 로마의 전통적 가치에 더 부합했던 스토아학파 철학에 밀려 쇠퇴하기 시작하였고, 3세기에는 기독교가 로마 전역에 확산하면서 급속히 쇠락했다가 5세기에는 거의 소멸되었다.


   평정심을 스토아학파에서는 ‘아파테이아’, 에피쿠로스학파에서는 ‘아타락시아’란 용어를 구분해서 쓰나 현재는 평정심을 학파별로 구분하기보다는 ‘아타락시아’를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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