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윤리학을 대표하는 고전을 정독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한 문장을 읽고 나서 이해되지 않으면 다시 읽기를 반복했다. 2,3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번역되어 읽히고, 서양 윤리학의 대표 고전이 된 니코마코스 윤리학(편집자들에 의한 작명)을 지은 아리스토텔레스가 훌륭하듯 공동 번역한 세 분도 훌륭하다. 정독하니 뿌듯하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어떤 삶이 좋은 삶, 즉 행복한 삶인가를 탐구한다.
10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1권에서 행복에 관하여 기술한다.
행복은 완전하고 자족적인 어떤 것으로서 행위를 통해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의 목적이다. 솔론은 “한 사람의 행복에 관한 판단은 그 생애 동안 하지 말고 그 생애를 마쳤을 때까지 기다려라.”, “모든 것의 끝을 주목해야만 하고, 어떻게 그 끝이 맺어지는 지를 보라.”로 했다고 헤로도토스는 그의 ‘역사’에 기록하고 있다.
제2권은 탁월성에 관하여 기술하는데 탁월성이란 ‘영혼의 상태 중에서 칭찬받을 만한 것’(덕)으로 지적 탁월성은 그 기원과 성장을 주로 가르침에 두기에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고, 성격적 탁월성은 습관의 결과다. 성격적 탁월성은 중용이다. 어린 시절부터 어떤 습관을 들였는지는 대단히 큰 차이, 모든 차이를 만든다. 절제와 용기는 지나침과 모자람에 의해 파괴되고 중용으로 보존된다. 지나침과 모자람의 중용도 없고, 중용의 지나침이나 모자람도 없다.
알면서, 합리적 선택에 따라 행위하고, 확고하고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행위를 하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앎”을 중시(주지주의 전통)하는 것이 비해, 아리스토텔레스는 경험을 중시한다.
제3권은 자발성, 숙고, 용기, 절제 등의 품성에 대해 논하는데
절제 있는 사람은 즐거운 것이 없음에도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즐거운 것을 삼가고서도 고통스러워하지 않기에 절제 있는 사람이다.
제4권은 자유인다움, 통이 큰 것, 포부가 큰 것, 재치, 수치에 대하여 논변하는데 자유인다움은 재물에 관여한 중용, 온화는 노여움이 관련한 중용이라 한다.
제5권은 정의, 분배적 정의 교환적 정의, 정치적 정의, 공정성에 대해 논변한다.
제6권은 실천적 지혜에 관해 기술한다. 실천적 지혜는 이성을 동반한 참된 실체적 품성 상태이며, 망각이 없다. 자신이 아는 바를 실행에까지 옮겨야 실천적 지혜가 있는 사람이다. 나이가 젊더라도 기하학자나 수학자가 될 수 있고, 또 그와 같은 일에 있어서 지혜로운 자가 될 수 있지만 실천적 지혜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없다. 그 까닭은 실천적 지혜가 경험으로부터 알려지고, 젊은이들에게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은 오랜 시간이니까. 좋은 숙고의 세 가지 조건은 적절한 목적, 적절한 방법에 따라, 적절한 시간 안에 올바른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
공감적 이해는 훌륭한 사람의 이해심으로서 올바른 판단을 가져오는 것이다.
우리는 경험 많고 나이 든 사람들, 혹은 실천적 지혜가 있는 사람들의 증명할 수 없는 말과 의견들을 증명 못지않게 경청해야만 한다.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눈을 가지고 있어 올바르게 보기 때문이다.
제7권은 피해야 할 품성으로서 악덕, 자제력 없음, 짐승 같은 품성에 관하여 기술한다. 자제력 없음에 대한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견은 다음과 같다. 소크라테스는 자제력 없음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여 그 누구도 최선의 것을 파악하면서 그것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지 않으며, 오직 무지 때문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누구도 자신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에 어긋나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는다.
욕망에 대한 자제력 없음이 분노에 대한 자제력 없음보다 더 옳지 못하고 창피한 것이다. 무절제한 사람은 후회할 줄 모르는 사람이고, 자제력 없는 사람은 모두 후회할 줄 아는 사람이다. 무절제한 사람은 고칠 수 없고, 자제력 없는 사람은 고칠 수 있다.
제8권은 친애에 대하여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데 노예를 살아있는 도구라고 한다(헐--- 따라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았던 시간과 공간이라는 상황에서 이해해야 하며, 변화된 시간과 공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는 내가 고민해야 할 숙제다.).
제9권에서도 친애에 대하여 논하는데, 사유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하여 사르트르에게 영향을 주었으리라.
제10권은 즐거움에 관해 기술하고 있다.
내가 읽은 Ethica Nicomachea 는 도서출판 길에서 강상진, 김재흥, 이창우 님이 공동 번역하여 2011년 10월에 초판 1쇄가 나온 이래 2013년 3월 1판 4쇄로 나온 것인데 본문 484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