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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Nov 14. 2024

책 읽는 교사가 많아져야 하는 이유

  

별일 없어도 읽습니다를 낸 노충덕 (2024.11. 11) 한국교육신문   

 

나무가 커야 그늘이 넓다. 교사가 독서에 힘써야 학교 독서가 살 수 있다는 전제가 성립한다.


우리나라 성인 독서량을 국제적으로 비교한 통계에서 여러 이유를 대도 ‘적다’는 사실을 가릴 수 없다. 교사의 독서량은 예외일까? 교사의 독서량과 질에 대한 통계는 작성되지 않는다. 교사는 많이 읽을 거라 기대한다.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독서를 강조하거나 안내하는 일은 교사 개인의 역량에 의존한다. 학교 독서 교육은 필독, 권장 도서를 안내하고, 책을 빌려주고, 몇 번 이벤트를 벌이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의 문장가 유한준(1732~1811)의 말이다. 교사가 책 읽기를 사랑(좋아)해야 한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교사는 교과 수업을 알차게 할 내용을 찾을 것이고, 책에서 연결된 다른 책을 찾아 읽기를 지속할 수 있다. 책 읽기가 습관이 되면, 교과에 대한 지식이 쌓여 교양이 된다. 두터운 지식은 효과적인 교수법을 만들어 학생에게 학습 동기를 높이고, 독서 의욕도 자극할 수 있다. 유한준의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프랑스 과학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가 말한 “모든 진실은 연속된 오류의 수정이다.”와 같은 맥락이다.


『데카메론』을 읽은 교사는 르네상스를 중세와 다른 인간성 해방 운동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서양 세계에서 동양을 얕보는 태도를 오리엔탈리즘으로 표현한다. 『패치워크 문명의 이론』을 통해 오리엔탈리즘을 극복하고 균형 있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 뉴턴이 말한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탄 것’이란 두 사례처럼 앞선 사람의 사고와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 나가거나 통찰이 가능하다는 은유다. 교사의 독서는 학생보다 먼저 어깨 위에 오르는 방법이라고 본다.     

 

“한국 사회에서 니체의 낙타는 죽었다”라는 어느 작가의 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 소포클래스의 『안티고네』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는 외국 작가의 인터뷰에 공감하는가로 자신의 독서를 점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교사의 독서 역량이 우선이기에 교사의 독서를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교육연수원에서 정책연수 비중을 줄이고 독서 역량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 책을 사서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산을 확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교사 책을 읽다>라는 사업으로 교사들이 먼저 책을 읽자는 운동을 펼쳐, 『교사, 독서하다』라는 서평집을 출간, 공유하였다. 시도교육청이나 학교에서 본받아 활용할 사례다.


독서는 교사를 교양 있는 전문가로 거듭나게 하는 길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독서하는 교사가 많아져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기를 기대한다. ‘책 읽는 교사’는 학교 독서 교육을 위해 앞서 다룰 방향이다.


http://www.hangyo.com/news/article.html?no=10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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