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 먼로 지음
2013년 12월 10일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예정인 앨리스 먼로 할머니(만 나이 82세란다)가 60여 년 전(1950년대)부터 15년에 걸쳐 써온 단편들을 묶어 1968년에 펴낸 첫 단편집이고 우리나라에서 2010년 5월 초판 1쇄가 나온 책이다.
작가 나이 20대부터 30대 초반에 쓴 단편이라서 일까. 성장 소설 같은 편들이 여럿 보이고, 여자의 입장에서 쓴 글이 여러 편 보인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캐나다 온타라오 호 주변의 토론토, 오타와 몬트리올을 가보고 로렌시아 대지의 겨울 추위도 느껴보는 여행을 하고 싶다. 힘들게 늙어가는 엄마를 모시고 사는 자매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뒷모습을 보는 듯하다. 작업실을 갖고 싶어 하는 작가의 꿈은 사랑방을 갖고 싶어 하는 내 꿈과 도 같다.
책의 첫 단편이 ‘작업실’을 읽으면서 탄탄한 글이라는 느낌을 받도록 번역도 잘된 것으로 느꼈다. 스마트폰에 어학사전을 펼쳐두고 생소한 단어가 나오면 검색하고 메모하면서 읽는 재미가 공부하는 듯하기도 했다. 두 번째 단편에서는 몇 번을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번역 때문인지 내 이해가 부족한지 모르겠다.
표제작인 끝 편 ‘행복한 그림자의 꿈’은 늙어가는 시골 선생님 자매가 변화하고 변질되는 세상살이 속에서도 지켜야 할 것이 있고 그것이 순수라는 메시지를 준다.
작업실
나비의 나날
떠돌뱅이 회사의 카우보이
휘황찬란한 집
망상
태워줘서 고마원
하룻강아지 치유법
죽음 같은 시간
사내아이와 계집아이
그림엽서
붉은 드레스-1946
주일 오후
어떤 바닷가 여행
위트레흐트 평화조약
행복한 그림자의 꿈
주일 오후의 마지막 문단이다.
[앨바가 이처럼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생각을 하는 건 상처 입기 쉬운 그곳, 신기하면서도 불가사의한 굴욕을 느낄 그곳을 아직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단편소설이라 무얼 남겨둘까 생각하다가 옮긴이의 말속에서 표현된 몇 문장을 남기려 한다.
‘하루를 사는 일이 고단하고 내일 당장 어떤 일이 내 뒤통수를 칠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지만 그런 가운데에도 배꼽 빠지게 웃을 일리 더러 생기기도 하고 당장 속 시원한 해결책이 없어도 살아가야 하는 우리네 일상. 그것은 앨리스 먼로의 작품 세계이기도 하다.’
행복한 그림자의 꿈은 웅진씽크빅에서 출판한 것으로 옮긴이는 곽명단이고, 본문 414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