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지음
13세기 단테(Dante)가 지은 신곡을 읽다.
“단테의 신곡은 중세를 끝내고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시기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그 이유는 라틴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쓰여 대중들이 읽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란다.”라고 신곡의 의미를 배웠다.
더 늦기 전에 읽어보자는 생각에 최신판을 고르다 보니 밀리언셀러에서 유필이란 사람이 번역한 단테의 신곡을 선택했다.
베아트리체(단테가 현실 세계에서 사랑했던 여인으로 천국에 있는)가 베르길리우스(로마 최고의 시인)를 보내 9단계의 지옥을 통과하도록 돕는다.
지옥으로 가기 전의 세계인 ‘림보’를 거쳐 9단계의 지하 세계인 지옥을 거치면서 단테의 박학다식함이 드러난다. 고대 그리스로부터 로마, 프랑스, 소아시아의 수많은 왕과 신하, 위인 이교도 등을 언급하면서 그들이 왜 지옥에 와있는가를 묻는다. 이를 통해서 독자들이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도록 한다. 지옥을 돌아본 단테는 정죄산을 거쳐 연옥을 통과하는데 연옥에서도 수많은 고대 학자, 위인, 그의 고향인 피렌체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만난다. 역시 그들이 왜 정죄산을 오르고 있고 또 연옥에 있는가를 묻는다. 모두 7가지 죄악의 뿌리(크리스트교적인)인 교만, 질투, 분노, 나태, 인색, 탐욕, 애욕의 타락이 원인이 되어 연옥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려 준다.
천국에는 교부철학자들과 예수의 제자들, 마리아 등이 천사의 호위 속에 살고 있다.
지옥에서 연옥과 천국으로 옮겨가면서 그곳에 있는 죽은 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기독교적인 신앙을 지키라는 권고를 드러내고 있다.
21세기의 시각으로 볼 때 신곡의 내용에서 벌하고 있는 죄목들이 현재도 죄가 되는 것이기는 하나 의외의 것들도 보인다. 기독교적인 시각에서 쓴 시이기 때문이다.
단테의 박학다식함이 충분하게 드러나 있다. 서양역사에서 정치, 종교, 문학, 철학 등의 분야에 이름을 올린 많은 위인들이 등장한다. 단테는 그들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에 신곡에서 그들의 이름과 지옥, 연옥, 천국에 있는 이유를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탈리아어를 모르는 나로서는 번역본을 읽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나 13세기에 살면서 기독교 신앙 세계에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도덕 교과서가 됐으리라 생각된다.
내가 읽은 책은 한쪽에는 글, 한쪽에는 성화가 배치돼서 384쪽 분량이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2011년에 초판이, 2012년 9월에 3판이 나왔다.
P.S. 2012.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