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 겐자부로 지음
장편소설의 제목인 만엔원년의 풋볼에서 만엔원년은 1860년을 말한다. 그 해는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골짜기마을에서 농민 봉기가 있었다. 저자인 오에 겐자부로는 1994년 일본인으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설국의 저자)에 이어 두 번째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다.
화자인 미쓰사부로는 아이들의 돌팔매에 맞아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인텔리로 현실에서 자신을 분리시키고 현실로부터 자신을 타자화하는 주인공이다. 그의 아내 나쓰코는 모자란 아들을 수용시설에 맡겨두고 위스키에 취해 사는 알코올중독자다. 미쓰사부로의 동생 다카시는 전향한 학생운동가로 철저하게 왜곡된 의식 속에서 자신을 영웅화하는 꿈을 현실에서 실현하고자 한다. 이들에게는 성향이 다른 증조부와 증조부의 동생이 있었다. 증조부의 동생은 농민 봉기를 이끈 지도자였으나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진실이 드러나기까지 봉기 실패 후 개혁세력의 도움을 받아 외부세계에서 살아간 것으로 표현된다.
미국에서 돌아오는 다카시와 그의 형인 미쓰사부로는 아내 나쓰코와 함께 아이 때문에 힘겨운 삶에서 도쿄로부터 새 생활, 소설 속에서 풀의 집으로 나오는 그들의 뿌리가 있는 고향을 찾아간다. 골짜기마을로 표현되는 그들의 고향에서 다카시는 실패한 증조부의 동생 봉기에 빠져들고 마을 청년들을 규합하여 증조부의 동생이 시도했던 봉기를 슈퍼마켓 폭동으로 칭할 수 있는 경제적인 폭동을 이끌어 가지만 성공의 날은 며칠 가지 못하고 자살한다.
이 소설에서 저자 오에 겐자부로는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로 끌려왔다가 정착한 조선인 부락을 골짜기 마을에 대한 적대세력으로 표현하고 슈퍼마켓의 주인 백승기를 등장시켜 골짜기 마을의 공동체에게 다카시를 통해 저항하게 하는 구조를 만든다. 소설 첫 부분이 지루하지만 다카시가 슈퍼마켓 폭동에 실패하고 형인 미쓰사부로에게 자신이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고백에서 클라이맥스에 달한다.
형수와 섹스하는 다카시, 백치 여동생과의 섹스와 결속이 허물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백치인줄 알았던 여동생이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자살하는 과정에서 아무도 둘의 관계를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나 그것이 그의 삶을 속박하는 것이었음을 밝힌다. 미쓰사부로는 다카시에 대해 증오보다는 자신을 똑바로 보라는 충고한다.
다카시의 자살 이후 백승기가 매입한 미쓰사부로가의 곳간채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다카시가 상상하던 증조부 동생의 행적(다카시가 상상하듯 외국으로 도망간 것이 아니라 지하실에서 수십 년을 숨어 살아간....)을 찾아낸 미쓰사부로는 아내와 이견으로 다투지만 결국 수용시설의 아들을 찾아 데려오고, 아내가 임신 중인 동생의 자식을 키우며 골짜기마을에서 시작하려던 새 생활을 도쿄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는 희망으로 소설이 끝난다.
은둔자 가이, 시토로엥, 거식증 여성인 진과 그의 네 아들, 주지승, 미쓰사부로의 친구로 얼굴에 빨간색 페인트를 칠하고 항문에 오이를 쑤셔 박고 나체로 목매 자살한 친구, 조선인과 일본인의 집단 싸움에서 맞아 죽은 S형 등은 소설에서 화제를 이어가는 소재로 등장한다.
문학에 대한 깊이가 없는 독자로써 100% 이해하기 힘든 중층구조가 오에겐자부로 소설의 특성이라 한다. 조선인을 타자로 내세우고 골짜기 마을에서 진행되는 적대적 투쟁과 미쓰사부로의 자신과 타자와의 거리두기 등이 개인의 고통보다 공동체의 고통을 치유해 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아마도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이후 일본인들의 복잡한 의식 속에서 나온 소설아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 오에 겐자부로가 일본 천황이 주는 훈장을 거부했다는 작가 연보를 보았다. 일본 우익으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 모양이다. 그가 패전 후 미국식 교육(프랑스 문학 전공)을 받았기 때문이리라. 샤르트르와 인터뷰를 하고 유럽, 미국에서 활동했다는 오에 겐자부로는 일본 근대 문학에서 우뚝 서 있는 소설가이다.
내가 읽은 만엔원년의 풋볼은 웅진 지식하우스에서 2007년 초판 1쇄를 냈고, 2013년 초판 3쇄로 발행한 것으로 본문 527쪽이다.
P.S. 2014년 2월 2일
내가 정리하기보다 다른 독자가 정리한 것을 읽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기에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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