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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Dec 21. 2023

평범한 존재의 소중함


 성숙함이 아직 영글지 않은 시기에는 상대방의 도드라진 장점들을 보며 사람을 만날 때가 많다. 상대방의 가장 빛나는 부분.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재능들이 내 삶에 분명한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가끔은 그 눈부심 때문에 나의 눈이 멀게 되는 경우가 있다.


 햇볕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점점 짙어지지 않던가? 그처럼 장점이 강한 사람은 단점들 또한 깊이 박혀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숨겨져있던 단점들은 훗날 바지 주머니 속에 든 바늘처럼 툭하고 튀어나와 그 삶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원흉이 된다.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사람이 당장에는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또 항상 좋은 것만 선망하던 우리의 눈에 그런 밋밋한 존재는 그리 매력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매일 거울을 보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좋은 인연을 바라는 자신 또한, 별다른 특별함 없이 따뜻한 가슴만을 지닌 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이라는 것을.


 무언가 듬성듬성하고 도드라지지 않은 봄날의 햇살처럼, 은은한 빛깔을 지닌 사람을 시선에 두자. 그리고 평범한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약간의 틈이 있는 바위에는 새싹이 자라듯이, 그 사람의 부족한 빈자리가 새로운 희망을 싹트게 해주는 공간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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