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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Jan 23. 2024

소비의 무게


 홀로 무언가를 하려 할 때도 소비가 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그 장소에서는 반드시 소비가 일어나게 되어있다. 장소를 이동을 할 때나, 무언가를 먹고 마실 때. 혹은 취미 생활을 향유하거나 놀이 시설을 이용할 때도 우리는 반드시 지출을 하게 되어있다. 나는 이런 당연한 과정 속에서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들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바로 소비가 일어나는 순간과 그때 발생하는 지출의 무게를.


 모두가 알고 있듯이 물가가 나날이 상승하는 요즘은, 식료품을 하나 구매하는 것도 고민을 해야 할 만큼 지출의 부담이 커져가고 있다. 그만큼 우리가 함께 모여서 무언가를 할 때에 소비하는 비용도 이전보다 많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 되겠다. 우리는 점점 높아지는 소비들을 나름 균등하게 잘 부담하고 있긴 하지만, 어떨 때 보면 한 사람이, 혹은 소수의 사람이 그 비용을 모두 감당하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그저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로 그 순간을 가벼이 지나치곤 하는데, 상대방이 오롯이 안아야 하는 부담을 생각하다 보면 이제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느낌이 든다.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에, 내가 지출한 것이 충분하지 않다면, 남은 무게는 온전히 상대방이 지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그런 행위가 지속될수록 상대방의 어깨 위에는 무거운 짐이 점차 쌓이게 됨을 잊지 말자. 정말로 상대방에게 좋은 인연으로 남고자 한다면, 짐을 지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짐을 덜어내주는 현명한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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