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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Mar 14. 2024

편안함


 안정되었다는 말은 참 정겹다. 그 이유인즉슨 안정이 되기까지 수많은 불안정을 이겨내왔다는 뜻이고, 그런 경험들을 통해 이제는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겨도 삶의 흐름이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큰 굴곡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무척이나 행복한 일일지 모르나, 나는 이런 편안한 상황 속에서 혹여나 잊어가는 것은 없는지를 돌이켜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난한 일상을 보내며 우리는 적당히 소비를 하고 또 적당히 사람들을 만나면서 욕구들을 채운다. 다만 이런 일들이 오래도록 반복되면 누리고 있는 것들이 점차 당연하게 여겨지곤 한다. 자신은 당연히 원하는 걸 얻어야 하고. 외롭지 않아야 하고. 지금처럼 계속 행복해야 한다고. 그러면서 조금씩 중요한 마음 하나를 잊어간다. 내 삶을 지탱하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편안하고 고요한 것은 언제나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그런 삶이 달콤하다고 해서 안주하기만 하면 안 될 것 같다. 변해가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에 귀 기울이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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