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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Jun 04. 2024

가시 끝에 피는 꽃


 가시덤불이 휘감겨있는 낡은 담장 옆을 지나가다가, 붉게 빛나는 장미꽃 한 송이를 보았다. 꽃은 짙은 그늘과 날카로운 가시들 사이에 놓여 있었지만, 주변의 부정적인 요소들 때문인지 그 찬란함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빛났다. 나는 그 모습을 천천히 보면서 생각했다. 사람이 이루어내는 목표나 성공 같은 것들은 결국 저 장미꽃처럼 피어나는 것이라고.


 장미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기 위해 줄기부터 튼튼하게 뻗어낸다. 그처럼 사람도 자신의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치열하게 가능성을 뻗어낸다. 하지만 성장과 함께 자라나는 가시 때문인지, 가끔 주변 사람들로부터 오는 멸시를 견뎌내야 하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에, 시련에 찢기고 피 흘리는 시기를 버텨내면 위로의 선물처럼 가시덤불 끄트머리에서 눈부신 꽃 하나가 피어나는 것이다.


 별것 아닌 꽃 한 송이가 뭘 그리 대단한 것이냐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오늘의 경험을 통해 곱씹어 본다. 바라보았을 때 예쁘고 아름답다 느끼는 것들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그만큼의 눈물겨움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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