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didate
떨렸던 3차 면접시험까지 완수하고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의 희열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하지만 그런 기쁨도 잠시. 대학교 2년 차 2학기가 막 끝나갈 무렵, 모든 학과 친구들이 저마다 고향으로 떠날 채비를 할 때 나는 첫 동계 훈련을 위한 준비에 급급했다.
처음으로 학군단 건물을 방문했을 때 보게 된 것은 관물대(개인 사물함)가 가득 놓인 공간이었다. 나는 군대 관련 다큐멘터리에서나 볼법한 물건이 우리 학교 안에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는데, 그런 마음은 주변을 신기하게 쳐다보던 동기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각자 관물대 위치 확인했으면 순번대로 복도에 집합해!
각 인원들의 출석을 확인하자 곧장 물자의 배부가 이루어졌다. 40명이 넘는 동기들은 다시금 새내기 대학생으로 돌아간 듯 물자창고 앞에 줄줄이 서서 필요한 장비나 교재들을 하나씩 받고 주기(이름 쓰기)를 했는데, 이는 신병교육대에서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 물자의 수량확인과 배부를 책임지던 행보관님은 신기하게도 '신병'드라마에서 행보관 역할을 맡으신 '오용' 배우님과 체형이나 생김새가 비슷했는데, 항상 나이가 어린 우리들에게 존댓말을 써주시며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
이후 나와 동기들은 매일 학군단에 나와서 체력단련과 예비장교로써의 학습을 하며 누구보다도 뜨겁게 겨울을 보냈다. (어떤 날은 시간이 촉박하여 6시간 안에 10개가 넘는 군가를 완벽하게 외워내야 하는 때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대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동계훈련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나는 나의 이름이 새겨진 빳빳한 군복의 옷매무새를 다시금 정리하며 빨리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부터 이 군복이 진한 땀과 흙으로 점철될 것이라는 걸 알지 못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