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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3일 차) [2019.10.9]

해외 (러시아)

by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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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시내, 신한촌 기념탑


셋째 날 아침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시내를 가로질러 신한촌 기념탑을 보러 갔다. 신한촌은 1911년 한인들이 건설한 마을로 1937년 강제이주가 있기 전까지 독립운동의 기반이 되는 공간이자 블라디보스토크 한인 사회의 중심지가 된 곳이다.


현재 신한촌이 있던 부지에는 아파트와 근린시설 들이 들어서 있어 예전의 모습은 남아있지 않지만, 이렇게 기념탑을 세워 순국선열과 아픔이 있는 고려인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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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롭스키 주교좌 성당


다음으로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큰 정교회 성당이자 블라디보스토크 여행객들이 꼭 한 번 사진을 찍고 가는 '포크롭스키 주교좌성당'을 방문했다. 포크롭스키 성당은 1902년에 건축된 이후 구소련시절 폭파로 인해 훼손되었다가 2007년에 재건되었는데, 반짝이는 금빛과 푸른빛의 둥근 지붕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방문했던 날 당일에는 현지인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외부인도 입장이 가능하지만 경건한 종교 건물이니만큼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었다. 남성의 경우 모자를 벗어야 하고, 여성의 경우 스카프 등으로 머리카락을 가리는 것이 기본 에티켓이었는데, 성당 입구에서 관련된 예절 안내와 여성 방문객을 위한 스카프를 미리 비치해두고 있어서 편리했다.


성당 내부에는 금장으로 된 아름다운 성화들과 화려한 샹들리에가 눈길을 이끌었는데,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유럽과 이슬람의 건축 양식이 조화된 독특한 건물의 형태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천장 구조로 인해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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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트 거리 (포키나 제독 거리)


이후 다시금 시내 쪽으로 이동하여 가장 흔하게 알려진 관광지인 아르바트 거리를 걸었다. 이 거리의 원래 이름은 아드미랄라 포키나(Admirala Fokina)로 포키나 제독 거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거리 양 옆으로 2~3층 높이의 건물들이 쭉 지어져 있어 마치 작게 꾸며진 유럽을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 주변에는 잘 알려진 맛집들이 많고, 자동차 운행이 제한되어 있어서 가볍게 산책하기에 용이하다. 때때로 이곳에서는 버스킹이나 여러 행사가 열린다고 하는데, 내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거리 이곳저곳이 수리 중이어서 그런지 떠들썩한 행사는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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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해양공원


아르바트 거리를 계속 걷다 보면 비탈길 아래에서 교차로를 하나 만나게 되는데, 이곳을 건너면 푸른 바다가 반짝이는 해양공원을 볼 수 있게 된다. 이곳은 커다란 분수가 있는 광장에서부터 해안선을 따라 잘 정비된 산책로가 있는 것이 특징으로, 사계절 내내 현지 주민들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해양공원 주변에는 다양한 맛집과 숙소가 있고, 박물관 및 관람차와 같은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어서 가볍게 걸어보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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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거리


해양공원 산책을 끝으로 여행 일정이 종료되기에, 블라디보스토크의 모습을 눈에 담아내고자 마지막으로 골목 이곳저곳을 산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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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항구, 동해 바다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첫날처럼, 크루즈선에 올라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금각만과 졸로토이대교를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었다. 물살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배처럼 내 마음도 무언가 싱숭생숭했는데, 이 낯선 땅에 조금 더 남아있고 싶다는 아쉬움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항구를 떠난 배는 다시 한번 동해바다를 가로질렀다. 멀미약을 잘 챙겨 먹은 탓에 여유가 생긴 나는 저녁 즈음에 배의 발코니 쪽으로 나갔는데, 마침 지고 있는 노을이 무척이나 오묘하고 아름다웠다.


이후 어둠이 내려앉은, 여행의 마지막 바다에는 잔물결이 일었는데 이리저리 부서지는 파도가 마치 깨진 흑요석을 보는 듯 신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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