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매일 밥을 먹고 있지만, 같은 메뉴를 계속해서 먹으면 질린다는 생각이 들듯이, 글도 매일 고 있지만 때때로는 글을 쓰기가 정말 싫은 날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한 가지의 흥미로운 방법으로 '나는 지금 왜 글을 왜 쓰기 싫은가'에 대해서 나열한다.
글을 쓰기 싫은 순간마다 이유들은 각각 다르지만 보통은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거나,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쓰고 싶지 않을 때가 많고, 주중에 힘든 일이 너무 많아서 지친다거나, 이전에 써둔 글을 먼저 마무리하고 싶어서 지금 무엇을 쓰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고 또 가끔은 건강의 문제로 머리가 아파서 쓰기 싫다거나 오늘따라 펜의 촉감이라던가 키보드로 글을 쓸 때 오류가 나도 쓰기가 싫을 때가 있다.
뭐 어쨌든 그날그날 드는 한 두 가지 정도의 생각들을 핵심으로 잡아서 조금 더 디테일한 느낌으로 글을 써본다. 이번에 글을 쓰기 싫다 생각한 계기는 어떤 사건 때문이었는지, 또 어떤 이유로 이 생각이 더 심화되었는지,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지 등등에 대해서 솔직하게 써나가다 보면 긴 독백이 담긴 글이 나옴과 동시에 내가 지금 어떤 마음이고, 어떻게 헤쳐나가고 싶어 하는지를 느끼게 되어 나의 마음을 조금 더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비슷한 마음이 든다. 그저 글을 쓰기 싫은 이유들과 과정들을 나열했을 뿐인데, 일기와 같은 적당한 하나의 글이 완성되어 있다. 글쓰기란 이처럼 한 번 맛을 들이면 멀어지려 해도 좀처럼 멀어지기 힘든 취미 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