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와 인근에 사는 또 다른 친구와 함께 셋이서 조촐하게 저녁을 함께 먹었다.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와 힘든 점, 즐거운 이야기들을 나누며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아직 못다한 이야기들을 마저 나누기 위해서 한적한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금 이야기를 꽃피웠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점점 빠르게 흘러간다는 이야기와 함께 서로가 어린 시절 가지고 있던 꿈과 비전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진중하게 이야기를 하던 도중, 내 차례가 되자 나는 내가 가진 두 가지의 꿈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다. 첫 번째 꿈은 죽는 순간까지 글을 쓰는 것이 것이며, 두 번째 꿈은 돈을 많이 모아서 돈을 많이 버는 회사를 세우는 것이라 말했다. 친구들은 그 꿈들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한 듯 약간의 미소를 지어주었고 나는 이어서 왜 그런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했다.
첫 번째 꿈인 '죽는 순간까지 글을 쓰는 것'은 어찌 보면 쉬울 수도 있고, 어찌 보면 참 어려운 일일 수도 있음을 친구들에게 말해주었다. 글이야 그냥 매일매일 아무렇게나 쓰면 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날마다 더 좋은 글을 쓰고 싶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나의 문장을 가지고, 오롯이 나의 삶과 영혼이 담겨 있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이었기에 조금은 복잡하고 어려운 꿈이기도 했다. 또 '죽는 순간까지'라는 말이 의미하듯 시간으로 따지자면 엄청 막연하고, 결과가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없지만 꿈이란 꼭 결과가 있어야 하는 것도, 끝을 봐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이 꿈은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알려주는 이정표이자 내가 걸어가고 있는 방향과도 같았다.
두 번째 꿈인 '큰 회사를 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친구들이 "CEO가 되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이냐"라고 크게 웃으며 내게 물었는데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이 맞지만, 돈을 버는 것 자체는 나의 꿈이 아니다."라고 웃으며 답을 해주었다. 왜냐하면 나는 회사를 세우고 돈을 버는 일은 꿈을 이루어가는 일련의 과정에 불과하며 최종적으로는 돈을 번 후 나만의 장학재단을 세워, 가난 때문에 꿈을 실현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거나, 꿈을 찾아갈 수 있는 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살아오면서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꿈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이루어가야 하는 것인지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학교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학생으로서의 본분이라고 가르칠 뿐, 청소년기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나 인생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했고,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장을 가지는 것이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목표라고 배워왔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때문에 지금도 어린 학생들이나 주변 친구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라던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가지는 것을 꿈이라고들 하는데, 생각해보면 직업(job)은 꿈(dream)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내가 살아온 삶을 되새기며 앞으로 성장할 아이들은 나와 같은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품게 되었고, 가난하지만 꿈 많은 학생들과 청년들을 물질적으로 지원해줌으로써 그들이 스스로 꿈을 이루어가게끔 도와주고 싶다는 두 번째 꿈을 가지게 되었다.
친구들은 나의 이런 생각이 흥미로웠는지, 함께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나 윤곽을 제시해주었고, 생산적인 생각으로써 소득이나 직장, 공부 등에 대해서도 깊이 의견을 나누어주었는데, 이야기가 끝나고 나니 가야 할 길이 아주 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무언가 느껴지는 아득함에 살짝 멍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나는 다짐을 했다. 꿈이란 원래 터무니없는 것일수록 좋고, 자신의 꿈을 향해 걸어가는 순간은 한 걸음 한걸음이 모두 의미가 있는 행복한 시간일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