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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Feb 15. 2021

그런 사랑도 있다.

[에세이]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은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 자신의 주변에서 들어온 이야기들이 그랬듯, 용기 내어 다가가지 않으면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평소에 수줍게만 지내던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용기를 내어본다.


 그 사람이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매일 가벼운 인사와 간단한 이야깃거리로 조금씩 인사를 건네 보지만, 이런 말들로는 그 사람이 내 마음을 알지 못할까 봐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틈틈이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담아 표현해본다.


 이미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밝기로 빛을 내고 있기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지만, 그 사람은 이런 밝기가 당연해진 것인지, 아니면 더 밝게 빛나 주기를 바라는 것인지 나를 향한 표현과 행동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게 오늘도 그에게 인사를 건네려던 찰나, 문득 매일 혼자서만 먼저 연락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그런 것에 일일이 신경 쓰지 말자고 자신을 타일러도 무언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계속 가슴에 쌓인다.


 결국 무리하게 빛을 내던 마음에 탈이 나게 되고 다시금 예전과 같은 빛을 내기 위해 휴식을 하던 중, 며칠이 지나도 알림 하나 뜨지 않는 그 사람과의 대화창을 보며 자신이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자신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내 깨닫고야 만다.


 무언가 그 사람이 자신에게 연락하지 못한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지만 쓸쓸함이 가득한 대화창의 모습처럼 자신의 마음 또한 점점 공허해져 간다. 그리고는 혼자서 노력해야지만 이어갈 수 있는 이 관계에 대해 낙담하고 아파하다가 끝내 마음을 정리하고 홀연히 돌아서게 된다. 다음에 만날 인연은 부디 이렇게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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