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주 차]감자가 자라났다. (feat. 수박)

날씨의 중요성

by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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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를 심은지 일주일. 싹이 돋아났다.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할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너무나 신기했다. 감자를 심는 과정까지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생명이 시작되는 것은 좀 더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 여겼는지는 몰라도 이렇게 빠르게 싹이 날 것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여하튼 일주일 만에 방문한 감자 밭에서 비닐 아래로 조금씩 싹을 틔운 감자들의 모습을 보니 새삼 땅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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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햇빛을 그리는 마음은 생명이 있는 것이라면 모두가 가지게 되는 것일까. 구멍을 뚫어놓은 첫 번째 밭에서는 두꺼운 흙을 밀어 올리듯 초록의 싹이 한껏 자신의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그저 초록의 이파리였지만 나는 이 모습이 참 신기해서 쪼그려 앉아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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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도 잠시.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첫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싹이 막 돋아났었던 주에, 날씨가 추워졌다 따뜻해졌다를 반복했었는데, 그중 찬바람이 세게 불던 날 감자 이파리가 얼어버린 것이다. 이파리를 보는 내내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사진에서는 한 개이지만 이렇게 이파리 끝이 얼어버린 감자들이 주변에 드문드문 보였다. 이미 얼어버린 이파리는 되살릴 수가 없고, 감자 스스로 생명력을 뿜어내어 새로운 이파리를 돋게 하는 것이 유일한 답이었다. 그리고 이내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너무 이르게 피어나도 다른 요인에 의해서 쉽게 고개 숙이게 될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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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파가 너무나도 쑥쑥 크고 있어서 대단한 마음에 찍어보았다. 처음 감자를 심던날 비료와 퇴비가 조금 남길래 옆에 있는 파에도 뿌려줬는데 이 녀석들은 날이 다르게 쑥쑥 자라났다. 1주 차에 잠깐 비치는 파의 모습을 기억한다면 지금 이 파들이 얼마나 빨리 큰 것인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감자는 위로 크는 것보다 아래로 더 크게 자라날 것인데, 그래도 이 파처럼 쑥쑥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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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안다면 아마 농사꾼의 자질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날은 주된 업무로 수박을 심었었다. 수박이 크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과 시간이 필요하듯 더운 여름에 먹는 수박은 바로 이맘때쯤 심어서 기르게 된다. 이날 부모님과 나는 사진에서 보이는 수박모종을 약 1600개가량 작업하고,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응애 벌레'를 죽이는 약을 뿌렸는데 작업이 끝났을 때는 허리가 뻐근할 정도로 힘이 들었었다. 생명의 소중함은 너나 할 것 없이 동등하듯이, 지금 크고 있는 수박과 감자, 양파, 파 등이 봄기운을 받아 다 함께 쑥쑥 자라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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