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주 차] 감자가 살아났다.

생명은 놀라워

by 그리다

6주 차에는 개인적인 일이 있어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1주 뒤인 7주 차에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저번에 갔을 때만 해도 감자가 냉해를 입어서 이파리 끝이 썩어 있었기에 부디 전부 죽어있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감자밭을 방문했다. 그런데 세상에 '제발, 제발'을 외치면서 감자밭에 들어섰을 때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죽어가던 감자들이 이파리를 잔뜩 키워놓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도 엄청 건강하게.


KakaoTalk_20210423_125550907_08.jpg 세상에!?

그냥 푸른 이파리에 불과한데 내 마음은 기쁜 듯이 뛰었다. 특별히 신경을 못써주어서 미안하다는 마음도 들었는데 이렇게 크게 자라 있으니 참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한 편으로는 가만히 두었는데도 자라나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이 되게 낯설었다. 성장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거치는 사람과 달리 감자는 그냥 주어진대로 알아서 자라났다. 그 덕분에 나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어떤 편견을 하나 내려놓게 되었다. 성장을 위해 매번 나에게 과한 부담을 심지 말자고. 또 감자가 자라난 모습처럼 내 안에 잠재된 본능을 믿고 가끔은 나를 저 먼 곳에 버려두고 오자고.


KakaoTalk_20210423_125550907_07.jpg

큰 것은 한 뼘이 넘게 자라 있었기에 전체적으로 흙을 조금 더 덮어주고 왔다. 잡풀의 경우에는 이전에 김매기를 한 번 한 이후로 딱히 주변에 자라는 것이 많이 없어서 많이 수월했다. 여행을 다닐 때마다 농지에서 키우는 다른 감자들을 보며 부러워했는데, 내가 심은 감자도 그만큼 무럭무럭 자라나 줘서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살아있어서 내게 새로운 기쁨을 안겨준다는 것에 대해서 참 감사하다.



KakaoTalk_20210423_125550907_10.jpg

P.s 감자를 보고 있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네가 사둔 비료 진짜 잘 썼다."라고 하시길래 무슨 말인지 물어봤다. 그러니 어머니는 전에 감자에 쓰고 남은 비료들을 수박에 뿌려 주었다고 하셨다. 나는 비료가 모든 식물에 효과가 있는 것일까? 하는 궁금함에 하우스 안에 들어가 봤더니, 심을 때는 조그맣던 수박들이 내 손바닥보다 훨씬 크게 자라 있었다. 저번에 비료를 뿌려준 파가 크게 자라났을 때의 생각처럼 비료는 정말 마법의 물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4~5주 차]감자가 자라났다. (feat. 수박)